[이슈+] LG 독식에 삼성·코웨이 가세…가전업계 '의류관리기' 열풍

지난해 12만대, 올해 30만대로 확대
2020년 50만대 넘어서며 필수가전으로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 제거에 인기
삼성전자, 의류관리기 21일 공개
#40대 직장인 A씨는 매달 옷을 사는데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싱글인데다 특별한 취미가 없다보니 가능한 일이다. 그는 최근까지 모든 옷을 세탁소에 맡겨 관리했지만 옷감 손상을 경험한 뒤로는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를 사용해 직접 관리하고 있다. A씨는 "건조기는 유럽 제품을, 의류관리기는 우리나라 제품을 선호한다"며 "의류건조기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다. 1대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이라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의류관리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패션시장은 전년 대비 0.2% 감소한 42조4003억원이 예상된다. 반면 의류관리기는 지난해 12만대에서 올해 3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1년 의류관리기를 처음으로 선보인 LG전자가 시장의 80%를 견인하고 있다. LG 트롬 스타일러의 경우 지난해 10만대가 판매되며 점유율 83%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생산한 스타일러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코웨이와 삼성전자가 가세하면서 올해 3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의류관리기 시장이 2020년 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류관리기 시장의 성장은 미세먼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의류관리기가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의류관리기는 별도의 세탁 없이 옷에 묻은 유해물질과 미세먼지를 제거해준다"며 "미세먼지 제거까지 가능한 제품의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했다.

패션시장의 변화가 의류관리기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2% 미만의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아웃도어, 명품의류의 경우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과 함께 기능성 의류가 인기를 끌면서 의류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고가의 제품을 잘 관리해 오래 입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전자업계는 제품군을 확대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시장을 적극 늘려가고 있다. LG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와의 협력, 렌탈서비스, B2B 시장 공략 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 1100실에 스타일러를 공급해 주목을 받았다. 코웨이는 의류관리와 함께 주변 환경까지 관리 가능한 의류청정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형태의 의류관리기를 오는 21일 공개할 예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의류관리기가 세탁기, 건조기와 함께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향후 세탁과 건조 기능이 추가된 융복합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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