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깜깜한 펜싱장'… 조명 고장으로 남현희·전희숙 예선 중단

배드민턴장서는 점수 전광판 꺼진 채 경기하기도…'황당 사고' 연일 이어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현장 곳곳에서 미숙한 운영으로 황당한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메달밭인 펜싱장에서는 조명 시설 이상으로 경기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대회 여자 플뢰레 예선이 진행되던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네 곳의 피스트에서 한창 선수들의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오전 10시 4분께(이하 현지시간) 갑자기 경기용 조명 시설이 모두 꺼지면서 암흑천지로 변했다.

대진과 점수를 표시하는 전광판만 제대로 들어와 있었다.

한국 여자 플뢰레의 간판 전희숙(34·서울시청), 남현희(37·성남시청)를 포함한 선수들은 한창 집중하던 중 동작을 멈춰야 했다.1분도 지나지 않아 불빛이 돌아와 경기가 재개됐지만, 이후 약 2분 사이 세 번이나 조명이 모두 꺼졌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전희숙은 라티파 알호사니(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 중에 이 모든 상황을 겪었다.

결국 경기를 위해 설치된 전용 조명이 완전히 꺼진 채 원래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샹들리에 불빛이 대신 들어왔고, 10시 7분께 모든 경기가 중단됐다.장내에는 "경기에 지장이 생겨 죄송하다.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경기를 중단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경기장엔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항의와 탄식이 쏟아졌다.결국, 경기는 20분가량 지난 10시 25분께 다시 시작됐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국제대회에서 이런 문제로 이렇게 오래 경기가 멈춘 건 본 적이 없다"며 "아무래도 이 정도의 큰 행사를 치른 적이 없다 보니 과부하가 걸리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내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8강 복식 경기는 코트 가장자리에 설치된 점수 전광판이 꺼진 채 진행됐다.

홈 팀 인도네시아의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와 대결하는 한국의 이소희(인천국제공항)-신승찬(삼성전기)의 점수는 1게임 7-9부터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간 경기장 내 전기와 다른 코트의 점수판은 제대로 작동됐다.

시작 전부터 잦은 일정 변경 등으로 우려를 자아냈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화려한 개막식 이후에도 크고 작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한국과 인도의 여자배구 B조 1차전이 열린 불룬간 스타디움은 에어컨 바람이 양쪽에서 코트 안쪽으로 불어와 선수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공에 대처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 경기장은 서브 구역 8m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만, 코트 사이드가 다소 좁은 편이라 국제대회가 열리기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밖에 GBK 수영장에선 메달 시상식의 국기 게양대 일부가 추락하거나 설비 이상으로 국기가 올라가지 않아 아예 관계자가 직접 드는 웃지못할 장면도 나왔다.남자 배영 100m 시상식에선 이주호의 동메달 덕분에 내걸린 태극기가 거꾸로 달려 빈축을 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