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8·2대책 후 가장 많이 뛴 아파트, 역시 강남3구에 있었다

수익률은 강북과 분당이 높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심화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1년 이상 지났다. 정부 기대와 달리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정부 엄포에 주눅들지 않고 집을 샀다면 어디가 수익률이 가장 좋았을까. KB시세 기준으로 지난 1년간(2017년 7월31일~2018년7월30일) 수익률이 높았던 곳들을 추려봤다.

◆최고 9억7500만원 올라가장 매매가격이 많은 오른 아파트의 시세 상승폭은 10억원에 육박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가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Top3에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현대7차’ 전용면적 245㎡(80평형) 시세는 이 기간 9억7500만원 오르면서 상승폭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전용 144㎡(47평형)는 6억4000만원, 송파구 ‘리센츠’ 전용 124㎡(48평형)는 5억4000만원이 뛰었다.

한강변에 위치한 중·대형 평형이다. 매매가가 9억원 이상이고,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갭)도 크다. <똑똑한 부동산 투자>의 저자 정지영 씨(필명 아임해피)는 “투자 목적만으로 접근하기엔 매력이 떨어진다”며 “8.2 대책 이후 자금력이 있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용·성(마포·성동·용산) 지역에서는 성동구 ‘서울숲푸르지오’ 전용 84㎡(4억3000만원), 용산구 ‘용산e편한세상’ 전용 84㎡(4억8000만원), 마포구 ‘래미안마포리버웰’ 전용 84㎡(4억1500만원) 등이 8·2 대책 후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서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봇들마을7단지 휴먼시아엔파트’ 전용 84㎡다. 이 주택형의 시세는 13억원으로 1년 만에 4억원가량 올랐다.이들 아파트의 특징은 직주근접이 좋은데다 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단지라는 점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소득 맞벌이 실수요자들이 주요 지역에서 매수세력으로 나서고 있다”며 “8.2 대책 이후 매물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단기간에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은 강북과 분당이 높아

8.2 대책 발표 이후 1년간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10개 지역은 어디일까? 성남시 분당구(13.3%)가 1위였다. 이어 서울 강남구(13.0%) 송파구(12.5%) 성동구(12.2%) 영등포구(11.4%) 광진구(10.8%) 용산구(10.7%) 마포구(10.6%) 강동구(10.5%) 동작구(10.0%)가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자치구 전부가 규제가 집중된 곳이다.
매매가에서 전세가를 뺀 실투자금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따져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강북과 분당신도시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분당구는 무려 57.1%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울 성동구는 50.8%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매매가 상승률 2위인 강남구과 3위 송파구는 수익률로 따지면 각각 13위, 11위로 밀렸다. 반면 마포구는 매매가 상승률로는 8위였지만 투자수익률은 45.3%로 3위에 올랐다.

성북구(42.8%) 광진구(40.9%) 동작구(40.6%) 동대문구(39.5%) 서대문구(39.3%)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강남권 아파트는 매매가가 워낙 높아 투자수익률은 낮은 편이나 수요가 탄탄해 하락장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8·2 대책 후 지방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한 광주 서구는 이 기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 상승률(3.2%)을 기록했다. 매매가 상승률 1위인 성남 분당구의 전세가 상승률은 2.3%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중랑구·양천구·광진구도 2.3%의 전세가 상승률을 보였다. 마포구(2.2%) 종로구·관악구(2.0%) 성북구(1.9%) 성동구(1.8%) 등도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산 컨설턴트 아기곰(필명)은 “실수요 시장으로 움직이는 전세가격 역시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서 많이 올랐다”며 “최근 매매가 상승이 투기적 수요 때문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심화

8·2 대책 이후 1년간 아파트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됐다.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8.22% 상승한 반면, 경남(-5.37%) 경북(-3.63%) 충북(-3.71%) 울산(-3.31%) 등 지방은 큰폭으로 떨어졌다. 아기곰은 “8·2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규제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집값은 더 올랐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4구 마·용·성 등 11개 자치구는 8·2 대책 후 매매가 상승률이 9.1%에 달했다. 대책 발표전 1년간 상승률(5.9%에)을 크게 웃돌았다. 투기과열지구 역시 매매가 상승폭이 4.0%에서 7.0%로 확대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