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연내 '쿠팡맨' 1000명 더 뽑는다

계속되는 로켓배송 실험

작년 매출 40% 고속성장
주문량 늘어 로켓배송 차질
단기 알바 뽑았지만 역부족
주 52시간 근무에도 대응
e커머스(전자상거래)기업 쿠팡이 연말까지 1000명의 배송직원(쿠팡맨)을 신규 채용한다. 급격히 늘고 있는 주문을 빠르게 처리하고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택배업체를 통해 물건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국내 다른 e커머스기업과 달리, 쿠팡맨을 직접 고용해 자체 배송하는 시스템(로켓 배송)을 갖추고 있다.

쿠팡은 다음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500명의 쿠팡맨을 집중 채용할 계획이라고 20일 발표했다. 또 연내 500명을 추가로 고용, 1000명의 쿠팡맨을 새로 뽑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3000여 명인 쿠팡맨 인력의 30% 이상을 한꺼번에 늘리는 것이다.◆물류처리 효율 높이는 작업 나서

쿠팡이 과감한 신규 채용에 나선 것은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 현재 직원 수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작년 매출은 2조6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2014년 3484억원과 비교해선 3년 만에 8배 가까이로 성장한 것이다. 쿠팡은 급격히 증가한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물류센터 확장에 주력해왔다. 올해만 해도 충남 목천, 경기 여주 등 세 곳에 추가로 물류센터를 냈다. 전국에 10여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규모 비용이 드는 물류센터를 마냥 늘릴 수는 없어서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느라 최근 3년간 1조70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의 출고 횟수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다. 과거엔 밤 12시까지 주문받은 것을 새벽에 한꺼번에 출고했다면, 앞으론 주간과 야간 두 차례로 분산하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선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도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는 게 쿠팡 측 판단이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의 근무 시간이 현재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0시간인데, 여기에 추가로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는 조를 새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도입 영향도 있다. 근무 시간을 한 시간 줄여 주 5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면서 최근 ‘로켓 배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일부 지역에선 약속한 날짜에 물건이 도착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쿠팡은 배송이 몰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에 3~4시간 정도 쿠팡맨을 돕는 단기 아르바이트 ‘로켓 배송 서포터즈’를 도입했지만, 이것만으론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4대보험에 휴양시설 이용도 가능쿠팡은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직장으로 꼽힌다. 트럭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월급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택배업체가 트럭을 소유한 기사들과 계약을 맺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주는 것과는 다르다. 쿠팡맨에게는 4대 보험이 제공되고 회사가 보유한 휴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복지 혜택도 주어진다. 가족까지 보장되는 실손보험도 회사가 들어 준다.

쿠팡맨은 우선 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한다. 좋은 성과를 내면 정규직 전환 기회도 생긴다. 연봉은 근무연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35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쿠팡은 최근 자동변속기 트럭 500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연비가 좋고 차량 가격이 저렴한 수동 변속기 트럭이 대부분인 택배업계에선 파격적인 지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