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상흑자 3년 연속 '세계 신기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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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00억달러 전망독일이 올해 3000억달러(약 335조원)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일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Ifo경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독일이 올해 3년 연속 세계 최대 경상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3000억달러는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7.8%에 해당하는 규모로 2위인 일본(2000억달러 전망)보다 1000억달러 많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가 3년 연속 GDP의 6%를 초과할 수 없다는 유럽연합(EU)의 규정에도 어긋난다.
對美 무역흑자도 19.5%
FT "트럼프 자극 우려"
독일의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7889억달러, 수입은 10.2% 증가한 6443억달러였다. 상반기 무역흑자는 1448억달러에 달했으며 특히 미국과의 무역흑자는 흑자액의 19.5%인 28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이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무역수지 흑자는 2650억달러가 넘고 관광 등 무역외수지를 포함한 경상흑자는 2999억달러로 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처럼 과잉 흑자의 배경으로 독일 기업의 경쟁력과 유로 단일 통화에 따른 혜택 등을 꼽았다. FT는 독일 소비가 약간씩 늘고 있다지만 독일 중·장년층이 소득을 대부분 저축으로 돌리고 있어 충분히 소비가 늘고 있지 않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수입 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미국을 자극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 압박을 더 강화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무역흑자를 줄이는 데 소극적인 독일의 태도가 무역 분쟁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