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태권도 2연패 이다빈 "재미있었다면 금메달보다 값져"

태권도 겨루기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이다빈(22·한국체대)은 금메달을 딴 것보다 경기가 재미있었다는 말에 더 좋아했다.

이다빈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칸셀 데니스(카자흐스탄)를 27-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효정고를 다니던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62㎏급 우승을 차지한 이다빈은 이번에는 체급을 올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은 한국태권도 선수 중에서는 남자 87㎏초과급의 김제경(1994, 1998년)과 여자 57㎏급의 이성혜(2006, 2010년), 남자 63㎏급의 이대훈(2010, 2014년), 김태훈(2014년 54㎏급, 2018년 58㎏급)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일 정도로 값진 일이다.

경기 후 이다빈은 "준비하는 동안 너무 힘들었고, 부상도 있어서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금메달을 못 딸 거로 생각했는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그는 "햄스트링과 엉덩이 근육 부상 등으로 한 달 가까이 훈련하지 못했다"면서 "운동을 제대로 한 건 최근 2주 정도였다"고 했다.

이날 16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다빈은 첫 경기였던 8강에서 람 체링(부탄)에게 2라운드 만에 24-0, 점수 차 승리를 거뒀고, 준결승에서는 가오판(중국)을 25-8로 완파하는 등 시종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이다빈은 결승 상대인 데니스와는 이번 대회 이전에 세 차례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그것도 쉽게 이겼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이다빈은 "결승 들어가기 전 조금 방심한 것 같다"고 반성했다.

"그 선수는 나를 분석하고 보완해서 나왔는데 나는 방심해서 역습을 여러 차례 당한 듯하다"고 진지하게 경기를 되돌아봤다.하지만 '경기가 재미있었다'는 말에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이다빈은 "보는 분들이 재밌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태권도가 요즘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 경기로 인해 국민 여러분이 재밌었다면 금메달보다 더 값진 게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물론 금메달을 딴 기분은 4년 전 철 없던 고등학생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다시 한 번 활짝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다빈이 체급을 올려 67㎏초과급에 나선 것은 올림픽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올림픽 랭킹을 쌓아 자동출전권을 얻어 안정적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것이 그의 꿈이다.그에 앞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을 통과해 금메달을 따는 것은 1차 목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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