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마지막 날인 22일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을 앞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북측 언니와 동생을 만난 배순희(82) 씨는 이날 아침 일찍 식사한 뒤 "사흘 시간이 빨리 간 것 같다"며 "마지막 상봉이라고 하니 아쉽다"고 털어놨다.
배 씨는 "동생은 나랑 나이 차이가 좀 나는데 나보다 더 주름이 많아서 옛날 얼굴을 전혀 몰라보겠더라. 그런데 그제, 어제 몇 시간씩 만나니 그 얼굴에서 어릴 때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사흘이라도 만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북측 여동생과 조카를 만난 김달인(92) 할아버지는 "처음엔 그냥 좋았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기분이 좀 그래"라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김 할아버지의 부인 황정희 씨는 "여동생이 첫날부터 '오빠가 그리웠어'라는 말을 계속하더라. 70년 전 오빠 사진을 꼭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에 가지고 나와 계속 보여줬다"고 전했다.
김 할아버지는 전날 몸이 좋지 않아 단체상봉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날 오전 작별상봉에는 꼭 나갈 계획이다.북측의 형·여동생과 재회한 김영수(81) 씨는 "아직 (작별이)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나이들이 다 많다 보니 이번에 보는 게 마지막일 것 같아서 걸리는 게 그거 하나다"라고 아쉬워했다.
북측 조카와 상봉한 이병주(90) 할아버지는 "이번에 만나 이산가족의 한은 풀었고 마음의 짐은 이제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이번에 큰아들도 데려왔는데 아들들한테 이제 인계한 거다.
이제 우리는 뿌리는 찾았으니까 애들한테 맡기고 가게 됐다"며 애써 기운을 내려는 모습이었다.형수·조카와 만난 김종태(81) 씨는 "오늘이 마지막인데 영영 못 만나게 될 거지만, 죽기 전에 통일 안 되면 영영 못 만나게 되겠지만, 그래도 헤어질 때 '잘 있어라'라고 말하고 헤어져야지"라며 이별 준비를 했다.
남북 가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한다.
작별상봉은 당초 2시간이었지만 남측의 제의를 북측이 수용하면서 3시간으로 늘었다.남측가족들은 이어 오후 1시 45분 버스로 귀환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