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기다렸던 강북 4개 경전철 조기착공…수혜 지역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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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등 2022년 착공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비강남권 도시철도 4개 노선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22년까지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전철은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할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서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2022년 착공도 어렵다.
전문가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와 직접 연결 안돼 한계"
◆경전철 사업, 재정사업으로 전환서울시는 지난 19일 4개 도시철도(경전철)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기로 했다.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우이신설연장선(우이동~방학동), 목동선(신월동~2호선 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등이다. 이들 노선은 2007년 ‘서울시 경전철 7개 노선 건설계획’에서 처음 언급됐다. 2015년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3년째 민간사업자를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 사업성이 낮아 어느 업체도 입찰하지 않았다.
박 시장이 재정사업 전환을 언급하면서 사업의 전기가 마련됐다. 재정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까닭에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민자사업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르다. 서울시는 국비와 시비를 4대 6 비율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건설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총 사업비는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비는 1조6800억원가량 든다. 국비는 1조1200억원 필요하다.
서울시는 4개 노선 건설 계획이 담긴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이르면 다음달 발표한다. 국토부 승인 신청을 거쳐 내년 하반기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 수익성만 따지면 어려운 사업”이라며 “‘서울형 균형발전지표’를 신설해 평가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재정사업이라도 '경제성'이 관건
교통 전문가들은 사업성 확보가 변수라고 보고 있다.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더라도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아서다. 예비타당성 문턱을 넘지 못하면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광역철도(GTX) B·C노선도 아직 예비타당성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경제성만 따지면 경전철은 예타 문턱을 넘기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년째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도 사업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돼서다.
한국건설연구원 관계자는 “승객을 늘릴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다”며 “일반철도와 연계를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연구 용역 중”이라고 밝혔다.◆기존 경전철, 실제 이용객 예상 수요 못 따라가
전문가들은 4개 노선이 교통사정이 열악한 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경전철 역세권 부동산시장에 어느 정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노선이 들어서는 강서구 신월동(목동선), 관악구 난곡동(난곡선), 도봉구 방학동(우이신설연장선), 동대문구 장안동·전농동(면목선)은 서울에서 비교적 교통이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동(洞)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없는 데다 도로 폭이 좁아 교통체증이 심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교통망 확충은 주변 유동인구를 늘려준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며 “경전철 4개 노선이 들어설 지역은 비교적 집값이 낮은 곳이라 상승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면목선이 신설되는 전농동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지하철을 타려면 일단 버스를 타고 가서 환승을 해야했다”며 “지난 19일 조기 착공 소식이 전해지자 집주인이 매물을 일부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다만 노선 신설의 파급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조사소장은 “이들 지역의 교통이 열악한 것은 맞지만 새로 들어서는 경전철 4개 노선이 일자리가 모여있는 강남권과 직접 연결되지 않아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2호선 9호선 등 인기 지하철 노선과 환승도 아예 안되거나 어려운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사업이 경전철로 추진되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다보니 시민들의 이용이 저조하다. 기존 경전철의 경우 하루 평균 이용객이 예상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우이신설경전철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7만명으로, 개통 전 예상한 13만명의 절반에 그친다. 이마저도 무임승차 비율이 40%에 육박해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용인경전철은 하루 16만명이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지난달 기준 2만9794명명에 불과했다. 의정부경전철은 승객이 적어 지난해 5월 3600억원 적자를 떠안고 파산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전철 노선에선 ‘역세권 프리미엄’은 찾아보기 힘들다. 용인경전철 김량장역 앞 ‘김량장어울림’ 전용 58㎡는 지난달 2억49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13년 개통 당시 거래가격(2억2800만원)과 비교하면 5년째 그대로다. 김량장동 인근 N공인 관계자는 “경전철을 타는 사람이 없는데 집값에 호재로 작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