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50대 남성에게 40대 여성 소개해 주면 왜 욕먹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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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가수 김건모의 노총각 탈출을 위한 소개팅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김건모는 1968년생으로 현재 나이 51세이며 소개팅 상대 여성은 18세 나이 차이 나는 30대였다.일부에 불과하지만 50대 남성들이 소개팅 상대로 40대 여성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 차가 적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 결혼으로 이어질 경우 출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30대 이하의 여성과 만나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젊은 상대를 원하는 것은 남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40대 이상의 골드미스들 또한 50대 이상의 남성은 이성 상대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시기를 훌쩍 넘긴 남녀로 하여금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장벽이 바로 이런 문제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A씨의 사연 또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20대 중반의 A씨에게 40대인 회사 상사 B씨는 소개팅 주선을 요청했다."우리 오빠가 나이는 많은데 눈이 높아서 너처럼 예쁘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 그런데 넌 너무 어려서 양심상 안되겠으니 주변에 아는 언니들 중 괜찮은 사람 좀 없어?"
"오빠 분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응. 원숭이띠야. 나이는 많은데 어려 보여.""네?"
A씨가 계산을 해보니 51세.
A씨 주변 아는 언니들이래봤자 30대 초반인데 30대 여성에게 감히 50대 남성을 소개해 줄 순 없었다. 당장 절교 당하거나 뺨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A씨는 속으로 '우리 아버지가 1970년생인데 왜 나한테 50대 소개팅을 부탁을 할까' 생각했다.
B씨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처럼 계속 "너나 네 또래 친구들 소개해 달라 는건 아니야"라고 안심(?) 시켰다.
B씨는 "오빠가 강남에 아파트도 하나 있고 모아 놓은 돈이 많다"고 계속 어필했다.
A씨는 소모임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 중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40대 여성이 생각났다.
이 40대 여성은 "어릴 때 소개팅이 들어와도 결혼 생각이 없어 거절하다 보니 나이가 이만큼 들었더라. 이제는 누구 만나보고 싶어도 나이가 너무 많은 분 아니면 돌싱들만 주선이 들어왔다"며 흔쾌히 이번 소개팅에 응하겠다고 했다.
A씨는 "여성의 나이가 44세인데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며 집안도 많이 여유로운 상태라 B씨의 오빠와 7살 나이 차이도 적당하고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B씨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오래 일하셨어요. 경제적인 능력도 있고 집안도 괜찮고 얼굴도 예뻐요."
"와 너무 고마워. 지금 바로 오빠한테 문자 보내서 날 잡을게."
B씨는 소개팅녀의 사진이 있냐고 물어봤고 A씨는 단체사진에서 해당 여성을 찾아 보여줬다.
"응? 이분 나이가 좀 있으신 거 같은데 몇 살이야? 30대 후반?"
"엄청 동안이죠? 사실 44살이에요."
순간 B씨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하루종일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않던 B씨는 오후에 A씨를 조용히 불러내서 말했다.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내가 너한테 좀 어렵게 말을 했나 봐. 너처럼 어린애들은 좀 그렇다고 했는데 그래도 많아도 30대 중반까지만 소개해줄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우리 오빠 어리고 예쁜 애들 좋아한다고."
A씨는 당황했다. 51살이 연예인도 아닌데 30대 중반을 어떻게 만날 생각을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
결국 소개팅 얘기를 꺼냈던 40대 여성에게는 "알고보니 만나게 해주려던 남자가 한 번 결혼했던 사람이란 걸 뒤늦게 알게 돼서 취소했어요. 미안해요"라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51살이면 44살도 감지덕지해야 할 거 같은데 재산이 많다고 해도 만수르도 아니고. 얼마나 어린 분을 만나야 만족하는 것이냐. 왜 결혼 못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고 하소연했다.
네티즌들은 "30대랑 그렇게 결혼이 하고 싶으면 20년 전에 했어야지", "앞으로 소개해달라는 소리는 이제 안 하겠네. 그럼 된거다", "나이 반 백 되신 분한테 어떻게 30대를 소개해주나. 뺨 맞을 일 있나", "오빠가 건물주에 백억 대 재산가는 되나", "20대 초반에 아르바이트했었는데 40대 초반 돌싱 아저씨가 '오빠가~오빠가~'어쩌고 하길래 '과장님 저희 아빠랑 3살 밖에 차이안 나요'했더니 그다음부터 안 그러더라", "30대 초반인데 회사 상사 중 50대가 있었다. 설마 나이 차이 이렇게 많이 나는데 날 여자로 볼까 싶어 철벽 안치고 삼촌처럼 편하게 대했더니 나중에 고백하는 거 보고 소름 돋아 죽는 줄 알았다", "난 40대 여자지만 50대 만나느니 혼자 살고 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시은 듀오 연애 컨설턴트는 "각자의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본인의 취향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취향도 존중해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박 컨설턴트는 "본인이 만나고 싶어 하는 상대도 본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의사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또 본인이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선자가 상대의 어떤 모습을 보고 소개를 주선했는지를 생각해보고, 상대의 장점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김건모는 1968년생으로 현재 나이 51세이며 소개팅 상대 여성은 18세 나이 차이 나는 30대였다.일부에 불과하지만 50대 남성들이 소개팅 상대로 40대 여성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 차가 적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 결혼으로 이어질 경우 출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30대 이하의 여성과 만나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젊은 상대를 원하는 것은 남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40대 이상의 골드미스들 또한 50대 이상의 남성은 이성 상대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시기를 훌쩍 넘긴 남녀로 하여금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장벽이 바로 이런 문제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A씨의 사연 또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20대 중반의 A씨에게 40대인 회사 상사 B씨는 소개팅 주선을 요청했다."우리 오빠가 나이는 많은데 눈이 높아서 너처럼 예쁘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 그런데 넌 너무 어려서 양심상 안되겠으니 주변에 아는 언니들 중 괜찮은 사람 좀 없어?"
"오빠 분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응. 원숭이띠야. 나이는 많은데 어려 보여.""네?"
A씨가 계산을 해보니 51세.
A씨 주변 아는 언니들이래봤자 30대 초반인데 30대 여성에게 감히 50대 남성을 소개해 줄 순 없었다. 당장 절교 당하거나 뺨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A씨는 속으로 '우리 아버지가 1970년생인데 왜 나한테 50대 소개팅을 부탁을 할까' 생각했다.
B씨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처럼 계속 "너나 네 또래 친구들 소개해 달라 는건 아니야"라고 안심(?) 시켰다.
B씨는 "오빠가 강남에 아파트도 하나 있고 모아 놓은 돈이 많다"고 계속 어필했다.
A씨는 소모임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 중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40대 여성이 생각났다.
이 40대 여성은 "어릴 때 소개팅이 들어와도 결혼 생각이 없어 거절하다 보니 나이가 이만큼 들었더라. 이제는 누구 만나보고 싶어도 나이가 너무 많은 분 아니면 돌싱들만 주선이 들어왔다"며 흔쾌히 이번 소개팅에 응하겠다고 했다.
A씨는 "여성의 나이가 44세인데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며 집안도 많이 여유로운 상태라 B씨의 오빠와 7살 나이 차이도 적당하고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B씨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오래 일하셨어요. 경제적인 능력도 있고 집안도 괜찮고 얼굴도 예뻐요."
"와 너무 고마워. 지금 바로 오빠한테 문자 보내서 날 잡을게."
B씨는 소개팅녀의 사진이 있냐고 물어봤고 A씨는 단체사진에서 해당 여성을 찾아 보여줬다.
"응? 이분 나이가 좀 있으신 거 같은데 몇 살이야? 30대 후반?"
"엄청 동안이죠? 사실 44살이에요."
순간 B씨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하루종일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않던 B씨는 오후에 A씨를 조용히 불러내서 말했다.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내가 너한테 좀 어렵게 말을 했나 봐. 너처럼 어린애들은 좀 그렇다고 했는데 그래도 많아도 30대 중반까지만 소개해줄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우리 오빠 어리고 예쁜 애들 좋아한다고."
A씨는 당황했다. 51살이 연예인도 아닌데 30대 중반을 어떻게 만날 생각을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
결국 소개팅 얘기를 꺼냈던 40대 여성에게는 "알고보니 만나게 해주려던 남자가 한 번 결혼했던 사람이란 걸 뒤늦게 알게 돼서 취소했어요. 미안해요"라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51살이면 44살도 감지덕지해야 할 거 같은데 재산이 많다고 해도 만수르도 아니고. 얼마나 어린 분을 만나야 만족하는 것이냐. 왜 결혼 못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고 하소연했다.
네티즌들은 "30대랑 그렇게 결혼이 하고 싶으면 20년 전에 했어야지", "앞으로 소개해달라는 소리는 이제 안 하겠네. 그럼 된거다", "나이 반 백 되신 분한테 어떻게 30대를 소개해주나. 뺨 맞을 일 있나", "오빠가 건물주에 백억 대 재산가는 되나", "20대 초반에 아르바이트했었는데 40대 초반 돌싱 아저씨가 '오빠가~오빠가~'어쩌고 하길래 '과장님 저희 아빠랑 3살 밖에 차이안 나요'했더니 그다음부터 안 그러더라", "30대 초반인데 회사 상사 중 50대가 있었다. 설마 나이 차이 이렇게 많이 나는데 날 여자로 볼까 싶어 철벽 안치고 삼촌처럼 편하게 대했더니 나중에 고백하는 거 보고 소름 돋아 죽는 줄 알았다", "난 40대 여자지만 50대 만나느니 혼자 살고 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시은 듀오 연애 컨설턴트는 "각자의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본인의 취향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취향도 존중해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박 컨설턴트는 "본인이 만나고 싶어 하는 상대도 본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의사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또 본인이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선자가 상대의 어떤 모습을 보고 소개를 주선했는지를 생각해보고, 상대의 장점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