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지연 발언 나올까…주식시장 반등 기대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켰던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으로 인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기조가 다소 완화될 경우 주식시장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22일 오전 11시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1포인트(0.15%) 오른 2273.57을 기록 중이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0원(0.13%) 오른 1119.8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지난 1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이날 역시 하락출발했으나 오전 중 상승 전환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강달러 현상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강조하는 등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데에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상 비판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의 초점은 오는 24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 쏠리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자스시티 중앙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 정책 심포지엄으로, 각국 중앙 은행장이 참석하는 행사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당분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제 여건을 부각시키고 미중간 무역분쟁을 봉합하는 분위기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재차 확인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강달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고 증시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을 원한다고 전 연구원은 추정했다. 미중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경제 영향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다.업계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잭슨홀 미팅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올리고 있다. 미국 행정부 수장이 통화정책을 반복적으로 공개비판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인 만큼, 이에 중앙은행이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과 파월 의장을 공개 비판한 건 지난 달에 이어 두 번째로,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이라며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통화정책을 두 차례나 공개 비판한 행동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잭슨홀 미팅 이후 세계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던 2015~2016년에는 잭슨홀 미팅에서 긴축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미팅 이후 세계 주식시장이 평균 2% 가까이 하락했다는 게 노 연구원의 설명이다.

반면 지난해 잭슨홀 미팅 직후에는 세계 주식시장이 3% 내외 상승폭을 보였다. 각국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되던 시기였으나 실제 회의에서는 통화정책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다. 미팅 전 통화정책 경계감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연구원은 "지금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시기"라며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을 들어줘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다면 주식시장 반등 기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