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왜 망했나"… 뒤늦게 백서 발간

유승민 "보수 재건은 우리 몫"
전당대회 앞두고 발간 논란도
“반기문만을 대통령 후보로 생각했는데 중간에 포기해버리니 새로운 당을 할 의욕이 없어 보였다.”(유승민 의원)

바른미래당의 합당 전 전신인 바른정당의 역사를 담은 백서 《개혁보수의 길, 바른정당 385일》이 22일 출간됐다.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 9명과 바른정당 시절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가 만든 책이다.백서에는 개혁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30석의 교섭단체 정당으로 출발한 바른정당이 지난해 말 김무성 의원 등의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인해 불과 9석으로 위축된 배경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백서 발간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9명의 의원이 작심하고 창당과 대선 패배, 당세 위축을 거쳐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정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내달 2일 전당대회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목소리가 담긴 백서가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보수’ 가치 강령 삽입을 주장하는 바른정당계와 ‘중도’ ‘진보’를 아우르고자 하는 국민의당계 간 노선 갈등이 터져나오는 와중에 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백서 발간에 참여한 의원들은 보수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의원은 “지금 바른미래당이라는 중도보수의 영역에서 여전히 죽음의 계곡을 건너고 있다”며 “보수를 재건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