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복 대명사' 해피랜드, 골프의류 확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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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여파에 신사업 확장유아의류용품업체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은 내년 하반기부터 스릭슨 골프의류 및 용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22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최근 스릭슨 브랜드를 보유한 일본 스미토모그룹 계열사 SRI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해피랜드는 압소바 등을 판매하는 토종 유아의류용품업체다. 저출산 여파로 유아 시장이 축소되자 골프의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재호 해피랜드코퍼레이션 대표(55)는 “골프의류와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日 스릭슨과 라이선스 계약
내년 하반기부터 의류 판매
"매출 비중 40%로 끌어올릴 것"
수요 감소 유아용품 해외서 승부
친환경 유아화장품도 확대키로
◆저출산 여파로 흔들해피랜드는 창업주인 임용빈 회장이 1990년 세웠다. 해피랜드 압소바 파코라반베이비 등 유아의류용품 브랜드 세 개와 골프의류 MU스포츠를 보유하고 있다. 압소바는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엄마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 1위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해피랜드도 저출산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실적이 나빠졌다. 임 회장이 창업할 당시 한 해 출산 신생아 수는 60만 명 선이었다. 지난해 35만 명 선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3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요즘은 아기옷을 해외직구(직접 구매)로 사는 경우가 많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까지 진출해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다. 시장 환경 악화로 국내 유아의류업체 가운데 해피랜드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아가방은 물론 서양네트웍스(블루독 밍크뮤)도 중국에 팔렸다. 베비라는 파산했다.
해피랜드는 유아의류 브랜드를 통폐합하는 등 체질을 개선했다. 까리제 등 브랜드를 없애고 리바이스키즈도 접었다. 해외 아웃소싱 등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매장 효율화도 추진했다. 2013~2014년 620여 개에 달하던 매장 수를 520여 개로 줄였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골프의류 확장
해피랜드는 2009년 매물로 나온 일본의 골프의류 MU스포츠를 인수하며 골프의류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골프의류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스릭슨 등의 브랜드를 가져와 골프의류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5년 내 골프의류 비중을 4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스릭슨은 ‘박인비가 쓰는 공’으로 유명한 일본 골프용품 브랜드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스릭슨 골프의류는 없다. 해피랜드는 30~4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스릭슨 브랜드의 골프의류 및 용품을 만들어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주요 백화점 등 국내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골프의류 사업 확장 배경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보면 소득수준 2만5000달러 정도에 골프를 많이 친다. 골프의류는 국내 의류시장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다”고 설명했다.유아의류 사업은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해피랜드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에 6000개 매장을 보유한 중국 패션전문그룹 보스덩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하반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이전이었던 2013~2014년에 압소바는 중국 보따리상이 엄청나게 사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며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아화장품 브랜드 ‘라꾸베’도 키울 계획이다. 최근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족 모두 성분이 순한 유아화장품 유아세제를 쓰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신 대표는 “국내 면세점에 입점을 추진 중”이라며 “면세점과 기존 유아동복 매장을 기반으로 판매를 늘리겠다”고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