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블록체인, 퍼블릭 블록체인과 별도로 발전할 것"

퍼블릭 블록체인, 기업 수요에 부적합
기업 위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독자 발전 지속할 것

김건학 한국IBM 기술고문

한국IBM과 삼성SDS가 퍼블릭 블록체인과 기업용 블록체인의 영역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강남구 무역전시관(SETEC)에서 열린 블록체인 컨퍼런스 '블록페스타 2018'에 강연자로 나선 김건학 한국IBM 기술고문은 “기업 비즈니스에 익명의 고객은 존재하지 않는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참여자가 공개된 엔터프라이즈(기업용) 블록체인을 대체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을 통해 익명 거래를 가능케 하며 참여 유인을 위해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서 “반면 기업의 경우 멤버십을 통해 네트워크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해야 하며 제한된 인원이 사용하기에 암호화폐 프로세스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하다. 자유로운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익명성도 갖췄다. 자유로운 참여와 익명성 보장은 퍼블릭 블록체인의 기본이다. 때문에 기업에서는 사용하기 어렵우며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도 별개로 존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성기운 삼성SDS 수석연구원도 “인프라 주체가 다르면 기술도 달라진다”며 의견을 보탰다. 성 연구원은 “기업은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참여자와 사업 위험 부담 등 모든 요소를 감안해 투자를 결정한다. 상호 신뢰 가능한 주체만 참여해야 하기에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성기운 삼성SDS 수석연구원

대표적 사례로 그는 은행연합회의 블록체인 공동 인증 프로젝트를 꼽았다. 성 연구원은 “18개 은행이 모두 서버를 두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공동 인증이 도입되면 타행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인증 유효기간도 3년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개별 은행에 각각 등록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삼성SDS의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도 사례로 들었다. 성 연구원은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해 화폐와 같은 지위를 지닐 수 있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다른 부분에 적용한 것”이라며 “기존에는 200개 이상 문서가 수작업으로 오가야 했는데 이제 문서를 한 번에 동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5~6일 걸리던 작업이 실시간으로 해결돼 많은 낭비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IBM 역시 블록체인 기반 물류 서비스인 트레이드렌즈, 식품 산지조회 서비스 푸드트러스트를 운영 중이다. 김 고문은 “마트에 유통되는 식품 가운데 오염된 식품이 발견될 경우 어떤 농장에서 생산됐는지 확인하면 해당 제품만 폐기할 수 있다”며 “기존 기술로는 이 작업에 6일 이상 걸려 모든 식품을 폐기해야 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2초로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현재 기업용 블록체인은 하이퍼렛저가 주도하고 있다”며 “250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만큼 표준화와 모듈화를 통해 성능을 발전시키고 기업들의 활용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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