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겸손 알려줘 고마워요 트럼프" 中매체 풍자영상 유포

中 관영언론, 트럼프 비꼬는 유튜브 영상 올려
“중국에 겸손함을 다시 알려줘서 고마워요. 트럼프, 당신은 대단해요.”

중국 관영 언론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중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을 겨냥한 비판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관영 CCTV의 자회사인 중국글로벌TV네트워크(CGTN)는 지난 20일 유튜브에 ‘고마워요 트럼프, 당신은 대단해(Thanks Mr. Trump, you are GREAT!)’라는 제목의 영어 동영상을 올렸다.

CGTN 앵커 청레이는 이 동영상에서 “친애하는 트럼프, 중국과 미국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왜 두 나라가 합심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알려준 충격요법에 감사드린다”고 비꼬았다. 이어 “자기 과신과 자화자찬이 당신을 제외하고는 결코 미덕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알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중국에 겸손함을 다시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청레이는 또 “중국의 단점을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 그 덕분에 중국은 경제 개혁을 할 수 있었고 더 많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테슬라 반가워!”라고 했다. 지난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가 미·중 통상전쟁에 따른 관세 보복을 피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청레이는 미국 식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가 결과적으로 중국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의 버번위스키나 베이컨 따위를 끊게 된 것에 대해 의사들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22일 유튜브에서 사라졌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차관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이 이날 워싱턴에서 통상협상을 시작한 것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CGTN은 CCTV의 영어 채널로 미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 개국에서 방송된다. 영상을 진행한 청레이는 미국 CNBC 기자 출신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