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뿜어내는 빛의 미학… 사진작가 이정록 씨 개인전

사진작가 이정록 씨가 오는 28일부터 10월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 ‘정샘물 플롭스(PLOPS)’에서 개인전을 연다.

광주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로체스터공대 영상예술대학원에서 사진을 배운 이씨는 제주 등지에서 자생한 앙상한 겨울나무 등을 카메라 렌즈로 포착해왔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느낌을 ‘찰나의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작품에 녹여 낸 게 특징이다. 그의 작품 ‘생명나무’ 시리즈는 작년 5월 영국 미술품 경매회사 필립스의 봄철 경매에서 3300만원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 정샘물의 릴레이 아트 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 주제는 ‘라이트 업 더 모먼트(Light Up The Moments-Tree of Life Archive)’. 4년 이상 걸쳐 완성한 ‘생명나무’ 시리즈(사진) 12점을 건다. 사진예술과 인기 상품 브랜드의 이색 만남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상업성 짙은 화랑이 아니라 아늑한 문화공간에서 작품을 펼쳐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씨의 ‘생명나무’ 시리즈는 언뜻 그림처럼 보이지만 필름 카메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한 사진작품이다. 플래시의 순간광을 중첩하는 방식으로 필름 위에 형상을 새기는 기법을 활용했다. 빛과 오묘한 색감, 조형적인 구성을 통해 시각화한 게 흥미롭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