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로봇수트' 입었더니 무거운 짐도 거뜬

LG전자, 하체 근력 높여주는 '클로이 수트봇' IFA서 첫 공개
노인·장애인 위한 의료용 활용
‘LG 클로이 수트봇’을 착용한 작업자가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쇼핑카트 로봇에 옮겨 담고 있다. /LG전자 제공
로봇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LG전자가 사람이 직접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처음 공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하체 근력 지원용 로봇인 LG 클로이 수트봇은 착용자의 하체를 지지하고 근력을 높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산업현장에서 무거운 물체를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거운 물체를 나를 때 하체에 힘을 더해 다리나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보행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일상 생활에서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의료·재활용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지난 3월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는 25년간 휠체어 생활을 한 전 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 이용로 박사가 두 발로 걸어 성화봉송을 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이 박사가 착용한 제품은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에스지로보틱스가 만든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지분 투자한 에스지로보틱스와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수트봇은 전용 거치대를 이용해 간단한 동작만으로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의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착용자의 움직임과 주변 환경의 데이터 등을 스스로 학습하고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정용에서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로봇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다양한 로봇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로봇 통합 브랜드인 LG 클로이 제품군은 기존의 안내 로봇과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홈 로봇, 서빙 로봇, 포터 로봇, 쇼핑카트 로봇에 이어 이번 웨어러블 로봇까지 8종으로 늘어났다. 로봇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내 산업용 로봇제조 업체인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