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자회사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순자산가치의 '절반'

"성장성 높아…저가매수 기회"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회사들의 성장성에 비해 SK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이 나온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는 3000원(1.15%) 오른 26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소폭 반등했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하면 12.6% 떨어졌다.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진 건 자회사인 SK건설이 시공하던 라오스 댐의 붕괴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다. SK는 비상장사인 SK건설 지분 44.48%를 보유하고 있다. 연내 상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SK건설이 상장을 미루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SK 주가에 댐 사고 관련 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오스 사고 보상비용은 SK건설과 발주처인 PNPC가 가입한 보험으로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회사 기업가치 대비 주가도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SK의 순자산가치 대비 48%에 불과하다”며 “지주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지면서 주가는 올초보다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9%포인트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적 기대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SK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SK실트론과 SK E&S가 대표적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실트론은 생산공정 개선으로 물량이 늘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라며 “SK E&S도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LNG 발전소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량 자회사들의 상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SK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SK실트론도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두 회사 상장 시 SK가 기존 주식을 시장에 일부 팔 전망”이라며 “여기서 확보한 재원으로 신규 인수합병(M&A)이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