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 "새 역사 쓰고 싶어요"

아시아선수권 2연패…"누구랑 붙어도 질 것 같지 않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사를 한번 쓰고 싶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라이트급(60㎏)에 출전하는 오연지(28·인천시청)의 심장박동이 커지고 있다.

오연지는 처음으로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복싱의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 복싱 훈련장에서 만난 오연지는 "종합 국제대회 출전 자체가 처음"이라며 "또 출전하게 될지 없을지 모르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후회 없이 마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복싱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금메달 58개를 수집한 종목이다.

2위 태국(20개)과 격차가 크다.

하지만 모든 금메달은 남자복싱에서 나왔다.여자복싱에서는 아직 금메달이 없다.

여자복싱의 역사는 짧다.

남자복싱은 1954년 마닐라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여자복싱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도입됐다.많게는 10체급에 달하는 남자복싱에 비해 여자복싱은 3체급뿐이라 금메달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모두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한국은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오연지를 비롯해 플라이급(51㎏)의 남은진(인천시청), 페더급(57㎏)의 임애지(한국체대)가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선수는 오연지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오연지는 지독한 연습벌레이면서 남자 선수 못지않은 테크닉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오연지는 "복싱이 변수가 워낙 많긴 하지만 자신감은 있다"며 "누구랑 붙는다고 해도 무섭지 않고, 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돌아보면 먼 길을 돌아왔다.

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했다.

가장 큰 목표였던 올림픽 진출의 꿈도 이루지 못했다.

오연지는 여자복싱이 처음 도입된 2012년 런던 올림픽 땐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선발대회 8강전에서는 또 한 번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많이 힘들었지만, 실력이 부족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며 "그걸 계기로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했다.오연지는 "이번 아시안게임도 부담되지만, 올림픽을 준비할 때만큼의 부담감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준비한 걸 보여줄 수만 있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