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산주의자"…고영주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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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주관적 평가 불과"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69)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보수단체 행사에 참석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했다.
의견 표현 처벌받지 않아
문 대통령은 2015년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9월 "허위 사실을 퍼뜨려 문 대통령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 전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지난 23일 "고 전 이사장 발언은 명예훼손이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공산주의자라는 용어가 갖는 다양성을 고려해 문 대통령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명예훼손죄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퍼뜨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의견 표현은 처벌받지 않는다.
김 판사는 "공산주의는 포괄적 개념이기 때문에 다수의 국민이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산주의 개념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개인이 갖는 정치적 견해가 시대적 배경과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고 전 이사장과 문 대통령의 상이한 활동 경력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 공산주의자 개념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보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존재의 사회적 영향력이 클수록 그 이념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한다"며 "정치적 입장이나 주장은 공론의 장에서 상호 논박을 거쳐 평가되어야지 형사 법정에서 규정짓는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고 전 이사장은 "기소 대상이 아니었는데 (검찰이) 법정까지 끌고 온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