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분배 모두 실패했는데… "소득성장 전문가 구합니다"

소득주도성장특위 추가 채용

이론·대외협력·홍보 등
2년 임기 4명 뽑기로
"정책 밀어붙이기 의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고용 축소에 이어 분배까지 악화시킨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가 관련 전문가 추가 채용에 나섰다. 최근 고용, 소득 지표 악화 등으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위(위원장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는 지난 21일 전문 임기제(2년) 공무원 4명의 채용 공고를 냈다. 기획협력팀장 1명, 연구개발(시장소득개선 및 소득재분배) 2명, 대외협력 및 홍보 1명 등이다.소득주도성장특위는 공고에서 기획협력팀장의 주요 업무로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 분석 및 강화’를 제시했다. 연구개발 분야는 임금근로자 소득 개선방안, 분배 개선을 위한 조세·재정지출 방안 검토 등을 주요 업무로 명시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을 늘려주면 소비가 촉진돼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늘어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론의 정책이다. 홍장표 위원장이 부경대 교수 시절 개발한 논리다.

하지만 정작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되자 고용이 크게 악화되고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 둔화로 이어지면서 생산과 투자도 침체되는 양상이다. 경제학계에서도 “성장의 결과로 소득이 느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소득을 늘려주면 성장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정부 안팎에선 소득주도성장특위가 관련 전문가 추가 채용에 나선 데 대해 ‘소득주도성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확신에 찬 것처럼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더니 부작용이 커지자 뒤늦게 연구자를 뽑아 논리를 개발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