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덜미 잡힌 MS, 6개국 공무원과 뒷거래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헝가리에서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조사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MS는 2013~2014년 헝가리 정부에 MS워드와 엑셀 등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중간 판매업자에게 싼값에 넘긴 뒤 이를 다시 정상가로 정부기관에 재판매하는 편법을 썼다. MS는 중간 판매업자가 챙긴 차익의 일부를 현지 정부기관 공무원에게 뒷돈(리베이트)으로 제공했다.미 해외부패방지법(FCPA)은 기업이 외국에서 계약을 수주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FCPA는 끔찍한 법”이라고 비판했지만 당국의 수사 의지는 예전과 같다고 WSJ는 전했다.

당국은 MS가 중국 루마니아 이탈리아 러시아 파키스탄에서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현지 공무원에게 뒷돈을 준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WSJ는 “MS가 최근 10년간 헝가리 등 신흥국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무리한 불법 거래를 무릅썼다”고 분석했다.

MS는 이슈트반 팹 MS 아시아태평양지역 서비스그룹 부사장 등 사건에 연루된 직원 네 명을 해고했다. 데이비드 하워드 MS 법무담당 부사장은 “MS는 헝가리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 혐의를 인지하고 즉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며 “법무부와 SEC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