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타고난 재능+최적화한 훈련…김서영 '키 작아도 괜찮아'

아시안게임 수영장에서 8년 만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한 김서영(24·경북도청)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홈페이지 프로필 상 키는 163㎝, 몸무게는 52㎏이다.

수영선수로서는 왜소한 체구다.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에서 김서영과 금메달을 다툰 일본의 맞수 오하시 유이(173㎝·55㎏)보다 키는 10㎝가 작다.

그런데도 김서영은 이번 대회 경영 종목 마지막 날인 24일 개인혼영 200m에서 2분 08초 34의 한국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땄다.

개인혼영 400m에서는 오하시에 이어 은메달을 땄지만 더 자신이 있었던 200m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완벽한 '금빛 역영'을 펼쳤다.개인혼영은 일정 거리를 한 선수가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순서로 헤엄쳐 시간을 다투는 종목이다.

모든 영법을 두루 잘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개인혼영은 '수영의 꽃'으로 불린다.

김서영의 소속팀 경북도청의 김인균 감독은 "아무래도 키 큰 선수가 유리하다"고 말한다.하지만 그는 바로 "김서영은 작지만, 키 큰 선수가 못 가진 것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게 바로 유연성과 부력, 순발력 등이다.

김서영은 천천중 3학년이던 2005년 홍콩에서 열린 제5회 동아시안게임 때 개인혼영 200m와 단체전인 계영 8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동메달 두 개를 따고 한국 수영의 기대주로 떠올랐다.당시 수영 대표팀을 이끈 노민상 감독도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할 줄 알고 유연성과 물을 타는 감각이 좋다"면서 작지만 타고난 재능이 있는 김서영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북도청은 2016년 말부터 김인균 감독과 이지선 코치, 국가대표팀 출신 안무진 트레이너로 팀을 꾸려 김서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김서영은 최근 부족했던 근력을 강화하면서 물살을 가를 때마다 기록 단축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무리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맞춰서 김서영에게 최적화한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타고난 재능에 기술적인 것이 더해지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혼영은 연결 동작이 굉장히 중요한 종목이다"라면서 "김서영은 키가 작아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김서영에게는 2020년 도쿄 올림픽으로 가는 준비 과정이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신감을 찾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서영이가 이를 해내 너무 만족한다"면서 "자신의 기록을 단축한 것도 상당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어느 때보다 혹독하게 진행한 훈련을 묵묵히 견뎌내고 결국 세계랭킹 1위 오하시를 이긴 제자 김서영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김 감독은 도쿄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김서영의 준비 과정도 살짝 소개했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개인혼영 400m에도 다시 훈련을 집중해서 내년 7월 우리나라 광주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까지는 각 종목 200m 한국기록 수준까지 끌어올리도록 준비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구상이다.

2년 뒤면 김서영은 우리 나이로 수영선수로는 적지 않은 27세가 된다.하지만 김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