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심 선고 이어 신동빈 2심도 변론 마무리… 29일 결심

연달아 인정된 '롯데 뇌물' 판단이 쟁점…경영비리 사건도 함께 결심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항소심 선고가 24일 이뤄진 데 이어,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고인 중 하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도 다음 주에 변론을 마무리한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2시 10분 신 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혐의 사건과 경영비리 사건의 결심 공판을 연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사장 등 롯데 일가 '경영비리 사건'도 함께 결심이 진행된다.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의 최종 구형 의견과 각 피고인 측 변호인들의 최종 변론, 각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 이어질 예정이다.신 회장은 경영비리 사건의 1심에서는 상당수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에서 70억원의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 회장 측의 요청으로 국정농단 사건은 공범인 최순실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심 재판부가 아닌 경영비리 사건 2심 재판부에서 넘겨받아 함께 심리했다.이번 사건에서도 핵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면세점 특허 청탁의 대가로 최순실씨가 사실상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가 인정되느냐다.

검찰은 신 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1심에서 인정된 '묵시적 청탁' 외에 명시적 청탁도 인정해야 하고,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반대로 신 회장 측은 청탁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항소심 내내 펼쳐 왔다.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은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청탁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재단을 지원한 것뿐이라는 것이 신 회장 측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항소심에서 여러 차례 발언 기회를 요청해 이런 사정을 설명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근 들어서는 "그룹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도 확정하지 못했고, 이 재판의 결과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영업 허가가 취소라도 된다면 2천명 이상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며 '경제적 기여'라는 차원에서도 선처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1·2심 결과에 비춰보면 상황은 신 회장에 불리한 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재판부는 24일 선고공판에서 "단독면담 성격과 시기,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현안의 중요성, 대통령 말씀 자료와 롯데 미팅자료 등을 종합하면 면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면세점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자금 지원이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해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국정농단 사건에서 삼성의 뇌물 혐의에 대한 판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2심과 박 전 대통령 1·2심에서 저마다 다르게 나왔듯, 별도로 심리를 진행한 신 회장의 재판부에서도 다른 판단을 내놓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신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10월 초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신 회장의 결심까지 끝나고 나면, 국정농단 관련자들 가운데에는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 정도만 2심 단계에 남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