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현희 "99개 메달로 채운 선수 생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저처럼 신장 열세 극복한 남자 플뢰레 대표팀 금메달, 저도 기뻐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 남현희(37·성남시청)는 "국제대회 메달 100개를 채우진 못했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남현희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항상 마무리가 중요한데, 동메달로 마쳤지만 3위의 감정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틀 전 열린 여자 플뢰레 단체전은 선수로서 남현희의 마지막 경기였다.

준결승에서 일본에 져 목에 건 동메달은 그의 국제대회 99번째 메달이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뒤지고 있을 때 맹추격해 마지막 불꽃을 태운 그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을 때 희열이나 쾌감을 후배들과 느끼고 싶었지만, 초반에 침체했던 게 사실"이라며 "운동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8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전날 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24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낸 데 대해서도 남다른 감정을 드러냈다.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남자 팀은 항상 은메달과 동메달만 목에 걸었다.이번엔 여자 대표팀이 동메달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남자 대표팀이 그 눈물을 닦았다.

남현희는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한창 좋은 성적을 거둘 때 남자팀이 부진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같은 플뢰레 선수라 마음을 쓰일 수밖에 없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단체전 준결승 경기를 마치자 다가가 대화를 나누기도 했던 남현희는 자신처럼 상대보다 신장에서 밀리는 남자 선수들에게 이겨낼 방법을 전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남자 플뢰레 선수들이 다른 나라보다 신장이 작아 극복하려고 그동안 운동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서 몸이 좋았는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얘기했다"며 "후배들이 잘 받아들여 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