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를 이은 금메달' 여홍철·여서정, 보기만 해도 흐뭇한 부녀

대(代)를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여서정(16·경기체고)과 여홍철(47) 경희대 교수가 나란히 앉았다.딸은 마이크를 잡은 아빠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빠는 딸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며 '부녀 금메달' 진기록을 자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과 방송 해설자로 대회를 참관한 여 교수는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체조 금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그간 딸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치던 여 교수는 32년 만에 우리나라 여자 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딸을 자랑스럽게 쳐다보며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여 교수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도마 종목을 2연패하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도마 황제다.

붕어빵처럼 닮은 부녀는 기자회견 내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서로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며 가족의 따뜻함을 전했다.여 교수는 딸이 많은 분의 응원과 격려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의젓하게 소감을 말할 때 빙그레 웃었다.

딸은 아빠가 집으로 돌아가면 잘 쉴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할 때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여서정의 금메달 획득 직후 방송에서 눈물을 쏟은 여 교수는 딸의 장래 목표를 듣고 또 한 번 감격했다.여서정은 우승 직후 아빠가 중계 중 눈물을 보였다는 소식을 접한 뒤 함께 눈물을 보이며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아빠에게 걸어드리고 싶다"고 해 아빠를 감동케 했다.

모든 것을 다 이룬 여 교수의 유일한 한(恨)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것을 잘 안다는 듯 딸은 아빠의 한을 풀겠다며 큰 포부를 밝혀 화제에 올랐다.

또 코리아 하우스 기자회견에선 자카르타에 함께 온 아빠 덕분에 힘이 났고, 그간 다독여주고 격려해 준 아빠에게 "너무 고마워요"라고 인사해 남다른 가족애를 뽐냈다.

인터뷰 후 여 교수는 금메달을 딸의 목에 걸었다.2년 후엔 여서정이 아빠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는 장면을 보고 싶은 팬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