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女양궁 선수들 "부진한 성적에 죄책감까지…단체는 꼭 金"

장혜진·강채영·이은경, 일본 꺾고 단체전 결승 진출
준결승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리커브 단체전 은메달을 확보한 여자 양궁 선수들은 비로소 옅은 미소를 되찾았다.장혜진(31·LH), 강채영(22·경희대), 이은경(21·순천시청)은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준결승 승리 이후 머쓱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앞서 여자 리커브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잇따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선수들은 단체전에서 연이은 승리로 이전 패배의 충격에서는 다소 벗어난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표정이 환하지는 않았다.

맏언니 장혜진은 "연이틀 동안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아서 많이 걱정도 했는데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며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결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개인전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에게 패한 강채영은 "단체전 하기 전까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죄책감과 부담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두 번째 순서에서 연이어 10점을 쏘며 중심을 잡아준 강채영은 "그래도 차분하게 잘했다"며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결승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담스러운 첫 순서에서 제 몫을 다한 막내 이은경도 "결승에 가서 좋다"며 "긴장을 풀긴 이르다고 생각해서 결승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심리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한 양궁에서 연이은 충격적인 패배의 여파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연이어 8강전에 무릎을 꿇은 세계랭킹 1위 장혜진은 멘털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날 차분하게 맏언니 역할을 다했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선 중요한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꽂아넣어 승리를 확정 짓기도 했다.앞선 패배에 대해 장혜진은 "준비를 열심히 하고 온다고 했는데 자세나 컨디션을 잘 못 풀어나갔고 이를 빨리 털어냈어야 했는데 경기 운영을 잘하지 못했다"며 "경기가 안 풀리다 보니 거기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선수로서도 상심이 컸지만 기대해주신 분들에게도 죄송했다"며 그래도 "지도자분들이랑 주위에서 아직 시합 끝난 것이 아니니 끝까지 화이팅하라고 믿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혜진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저희끼리 집중하고 서로 믿기로 했다"며 "호흡이 잘 맞았는데 이 기세를 모아 결승전에서 최선을 다해 무조건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여자 대표팀은 오는 27일 대만과 결승에서 격돌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