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南北형제의 슬픈 내기…"5년 내 통일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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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형 "된다", 南동생 "왕래는 가능할 것"…"안되면 하늘서 만나자"
개별상봉·중식 시간에 北오빠 흉터 확인하고, 南사촌언니에 편지도"5년 내 통일되나 내기하자."25일 금강산호텔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2차 상봉 행사 둘째 날 개별상봉 및 객실 중식 시간에 남측 동생 장구봉(82) 씨와 북측 형 장운봉(84) 씨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내기를 했다.
구봉 씨는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고 했고, 형도 그러자고 했다"며 "그 양반(형)이 84세인데, 5년 내 통일되겠느냐, 나하고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측 형 운봉 씨는 "된다"에, 남측 동생 구봉 씨는 "되겠느냐, 통일은 안 되더라도 왕래는 가능할 거다"에 내기를 걸었다.이날 오후 단체상봉을 끝으로 행사 둘째 날 일정을 마친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제 하루 뒤면 다가올 또 한 번의 기약 없는 이별준비에 들어갔다.
구봉·운봉 형제는 단체상봉이 끝나고 헤어지는 순간 서로를 꼭 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구봉씨는 오전 개별상봉에서 형과 내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지 오후에 진행된 단체상봉에서는 "통일될 때까지 꼭 살아있기로 약속했다.속초에 계속 남아 있었는데, (형을) 고향에 한 번 모시고 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또 남측 여동생 한춘자(79)씨는 이날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자리에서 북측 오빠 한석구(84)씨의 발등에 난 흉터를 확인하고는 "발등의 상처를 봐도 오빠 맞더라"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북측 오빠 석구 씨는 발등에 흉터가 아직도 있느냐는 여동생의 질문에 "네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놀라워했다.석구 씨의 북측 동반 가족인 아들 정길(54)씨는 전날 아버지가 남동생이 전쟁 직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상심했다면서 "아버지가 어젯밤 밤새 우셨다.
아버지가 이렇게 우시는 건 처음 봤다"고 전했다.
북측의 리숙희(90) 씨는 이날 남측의 동생들을 만난 개별상봉 자리에서 몸이 불편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촌 언니에게 "언니야. 반세기 동안 혈육 소식을 몰라 하다가 / 북남 수뇌 배려로 이렇게 상봉이 마련돼/ 다시 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라는 짤막한 편지를 써 내려가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개별상봉·중식 시간에 北오빠 흉터 확인하고, 南사촌언니에 편지도"5년 내 통일되나 내기하자."25일 금강산호텔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2차 상봉 행사 둘째 날 개별상봉 및 객실 중식 시간에 남측 동생 장구봉(82) 씨와 북측 형 장운봉(84) 씨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내기를 했다.
구봉 씨는 "살 때까지 통일되면 다행이고,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만나자고 했고, 형도 그러자고 했다"며 "그 양반(형)이 84세인데, 5년 내 통일되겠느냐, 나하고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측 형 운봉 씨는 "된다"에, 남측 동생 구봉 씨는 "되겠느냐, 통일은 안 되더라도 왕래는 가능할 거다"에 내기를 걸었다.이날 오후 단체상봉을 끝으로 행사 둘째 날 일정을 마친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제 하루 뒤면 다가올 또 한 번의 기약 없는 이별준비에 들어갔다.
구봉·운봉 형제는 단체상봉이 끝나고 헤어지는 순간 서로를 꼭 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구봉씨는 오전 개별상봉에서 형과 내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지 오후에 진행된 단체상봉에서는 "통일될 때까지 꼭 살아있기로 약속했다.속초에 계속 남아 있었는데, (형을) 고향에 한 번 모시고 가면 소원이 없겠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또 남측 여동생 한춘자(79)씨는 이날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자리에서 북측 오빠 한석구(84)씨의 발등에 난 흉터를 확인하고는 "발등의 상처를 봐도 오빠 맞더라"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북측 오빠 석구 씨는 발등에 흉터가 아직도 있느냐는 여동생의 질문에 "네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놀라워했다.석구 씨의 북측 동반 가족인 아들 정길(54)씨는 전날 아버지가 남동생이 전쟁 직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상심했다면서 "아버지가 어젯밤 밤새 우셨다.
아버지가 이렇게 우시는 건 처음 봤다"고 전했다.
북측의 리숙희(90) 씨는 이날 남측의 동생들을 만난 개별상봉 자리에서 몸이 불편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촌 언니에게 "언니야. 반세기 동안 혈육 소식을 몰라 하다가 / 북남 수뇌 배려로 이렇게 상봉이 마련돼/ 다시 만나자, 이것이 꿈이 아닌가"라는 짤막한 편지를 써 내려가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