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금리동결 유력… 인상 소수의견 또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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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회의서 1.50% 유지할듯…이일형 위원 소수의견 낼지 관심
고용 쇼크 이후 인상 기대감 약화…이주열 총재 메시지에 주목'고용쇼크'에 한국은행이 3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다는 전망이 유력하다.26일 금융시장은 한은의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받는 인물은 이주열 총재와 이일형 금통위원이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재차 강조할지, 이 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또 낼지가 관심사다.금융시장에선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지난주 채권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며 연일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10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작년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이후 금리상승분을 모두 되돌린 셈이다.
이달 초 발표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한은 목표(2%)와는 크게 차이가 나고 터키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8월 인상설에 슬슬 힘이 빠졌다.
그러다가 17일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가능성이 확 꺾였다.고용은 한은 통화정책의 목표는 아니지만 경제상황 판단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이 총재는 말해왔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의견을 내며 불씨를 살려놨지만 8월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 방향이다.
진퇴양난이자 사면초가다.
한은으로선 꺼내던 칼을 완전히 뽑기도, 도로 집어넣기도 곤란하다.
한은 메시지에 무게감이 떨어지면 앞으로 금리정책이 힘들어질 수 있다.
10월 금통위를 디데이로 밀자니 불확실성이 크다.
무엇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추게 된다면 명분이 약해진다.
물가나 취업자 수 등의 지표가 개선될 거란 기대도 크지 않다.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불가한 수준이다.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예정된 공격은 주고받았다.
9월 미국 금리인상도 큰 변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과 같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내외금리차 확대가 새삼 부각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진다.
미 금리인상은 신흥국 불안을 자극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한편으론 9월 회의 후 점도표에서 금리인상 횟수가 하향조정되거나 앞으로 속도가 느려질 거란 메시지가 나온다면 어떤 파장이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와 경기과열 우려를 차단한 점에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2월 이후 금리결정과 관련해선 시사하지 않아서 추후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경제의 '뇌관'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각종 규제로 틀어쥐어도 자꾸 들썩이는 등 돈이 너무 많이 풀린 데 따른 문제는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에선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늦추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HSBC는 최근 고용 부진을 들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8월에서 11월로 늦췄다.
골드만삭스와 씨티, 노무라, JP모건 등 다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보고서에서 대체로 4분기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그래도 이들은 일단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지금 국내 경제가 안좋은 데는 구조적 요인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하면 한은으로선 스탠스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볼 것"이라며 "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미중 무역갈등이 정리되는 시점을 기다려보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한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에선 경기가 더 나빠질 때를 대비해 금리를 올려둬야 한다지만 지금 이미 안 좋은 것 같다"며 "올해 초를 그냥 넘기면서 시기를 놓친 듯하고 지금은 한은이 경기부양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이전보다 세계 경제 전망이 안 좋아졌고 국내 내수도 나빠졌다"며 "신흥국이 흔들리는 상황에 금리를 올렸다간 한국도 위험해서 그러는 것이냐는 괜한 의심을 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근원물가가 1%로 떨어진데다가 2분기 투자 감소추세 등을 보면 내년 경제가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고용 쇼크 이후 인상 기대감 약화…이주열 총재 메시지에 주목'고용쇼크'에 한국은행이 3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다는 전망이 유력하다.26일 금융시장은 한은의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받는 인물은 이주열 총재와 이일형 금통위원이다.
이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재차 강조할지, 이 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또 낼지가 관심사다.금융시장에선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지난주 채권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며 연일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10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작년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이후 금리상승분을 모두 되돌린 셈이다.
이달 초 발표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한은 목표(2%)와는 크게 차이가 나고 터키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8월 인상설에 슬슬 힘이 빠졌다.
그러다가 17일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가능성이 확 꺾였다.고용은 한은 통화정책의 목표는 아니지만 경제상황 판단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이 총재는 말해왔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의견을 내며 불씨를 살려놨지만 8월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 방향이다.
진퇴양난이자 사면초가다.
한은으로선 꺼내던 칼을 완전히 뽑기도, 도로 집어넣기도 곤란하다.
한은 메시지에 무게감이 떨어지면 앞으로 금리정책이 힘들어질 수 있다.
10월 금통위를 디데이로 밀자니 불확실성이 크다.
무엇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추게 된다면 명분이 약해진다.
물가나 취업자 수 등의 지표가 개선될 거란 기대도 크지 않다.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불가한 수준이다.
양국이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예정된 공격은 주고받았다.
9월 미국 금리인상도 큰 변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과 같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내외금리차 확대가 새삼 부각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진다.
미 금리인상은 신흥국 불안을 자극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한편으론 9월 회의 후 점도표에서 금리인상 횟수가 하향조정되거나 앞으로 속도가 느려질 거란 메시지가 나온다면 어떤 파장이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와 경기과열 우려를 차단한 점에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2월 이후 금리결정과 관련해선 시사하지 않아서 추후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경제의 '뇌관'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각종 규제로 틀어쥐어도 자꾸 들썩이는 등 돈이 너무 많이 풀린 데 따른 문제는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에선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늦추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HSBC는 최근 고용 부진을 들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8월에서 11월로 늦췄다.
골드만삭스와 씨티, 노무라, JP모건 등 다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보고서에서 대체로 4분기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그래도 이들은 일단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지금 국내 경제가 안좋은 데는 구조적 요인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하면 한은으로선 스탠스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볼 것"이라며 "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미중 무역갈등이 정리되는 시점을 기다려보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한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에선 경기가 더 나빠질 때를 대비해 금리를 올려둬야 한다지만 지금 이미 안 좋은 것 같다"며 "올해 초를 그냥 넘기면서 시기를 놓친 듯하고 지금은 한은이 경기부양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이전보다 세계 경제 전망이 안 좋아졌고 국내 내수도 나빠졌다"며 "신흥국이 흔들리는 상황에 금리를 올렸다간 한국도 위험해서 그러는 것이냐는 괜한 의심을 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근원물가가 1%로 떨어진데다가 2분기 투자 감소추세 등을 보면 내년 경제가 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