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가 백조로… 오피스텔 '대단지'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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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많아 가치 낮아 보여도공급과잉으로 한동안 분양이 뜸했던 오피스텔 분양이 이달 말부터 본격화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연말까지 1만2000여 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만 1만여 실이 집중적으로 분양된다. 1000실이 넘는 대단지 오피스텔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최근 공급되는 대단지 오피스텔은 규모뿐만 아니라 아파트 못지않은 다양한 시설을 갖춘 게 특징이다. 실입주자와 임차인의 만족도를 높여 공실을 줄인다는 취지다.
입주 시작되면 인기 급상승
임차인 구하기 쉽고 월세 높아
연말까지 1만2000여실 공급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
'평택 고덕아이파크' 등 주목
대단지 오피스텔은 분양 당시에는 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워낙 물량이 많다 보니 오랜 기간 판매하는 데다 공사 기간도 길어서다. 일찌감치 분양을 받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분양 막바지에는 종종 할인 분양을 하기도 하고, 작은 단지에 비해 준공이 늦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막상 입주가 시작돼도 워낙 대단지여서 임차인을 빨리 구하기도 쉽지 않다.그러나 주변 인프라가 갖춰지고 단지에 어느 정도 임차인이 들어차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단지 오피스텔이 비로소 경쟁력을 발하게 된다. 작은 오피스텔에 비해 임차인을 구하기 쉽고 시세가 올라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월세도 급등락 없이 안정적인 데다 일부는 월세가 더 높기까지 하다. 각종 오피스텔이 밀집한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와 서울 마곡지구에서도 이런 분위기다.대단지 , 분양은 어렵지만 준공 후 ‘인기’
경기 수원시 이의동에 있는 ‘광교 엘포트아이파크’는 2015년 4월에 분양됐지만 완공은 올해 초였다. 1750실의 대단지 오피스텔로 공사기간이 아파트 못지않아 3년 가까이 됐다. 이 오피스텔의 전용 21㎡는 보증금 500만원, 월세 5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가 1억217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5.02%에 이른다. 인근 ‘광교 유니코어’(494실)보다 수익률과 월세 수익이 앞선다. 광교 유니코어의 분양가 대비 수익률은 3.69%고, 전용 20㎡ 월세는 45만원 안팎이다.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많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도 마찬가지다.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는 총 1390실의 대형 오피스텔 단지로 마곡동 일대 오피스텔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마곡 일성트루엘 플래닛’(596실)과 비교해 같은 전용면적 21㎡라도 월세 1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마곡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구하러 오는 임차인은 우선적으로 큰 오피스텔을 찾는다”며 “비슷한 월세라면 주차 및 보안, 커뮤니티 등에서 대단지가 편의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단지 오피스텔 매입을 찾는 투자자는 소단지보다 월세를 좀 더 받아야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마곡지구는 오피스텔 물량이 많아 시세가 들쑥날쑥한 편이다. 하지만 대단지 오피스텔의 강세는 뚜렷하다.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의 전용 21㎡는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마곡 일성트루엘 플래닛’은 같은 보증금에 월세는 30만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임차인, 생활 편리한 대단지 선호오피스텔 공급과잉이 우려됐던 지역에서 대단지의 약진이 뚜렷하자 건설회사들도 분양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단지 내에 커뮤니티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평택시 장당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평택 고덕아이파크’는 1200실에 달한다.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고급사우나 시설이 꾸며지고 입주자를 위해 조식서비스와 펫 케어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2513실에 달하는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을 공급한다. 북카페, 자전거카페와 같은 휴식공간을 비롯해 취미활동공간과 세미나실, 스터디룸까지 갖출 계획이다. 박찬주 와이낫플래닝 대표는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거주하기 전 잠시 사는 공간이 아니라 1~2인 가구의 장기 거주공간으로 진화했다”며 “오피스텔 임차인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대단지에 시설이 풍부한 오피스텔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