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즈-대주단 마찰에 MG손보 증자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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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베즈, 재무적투자 유치 고집사모펀드(PEF)인 자베즈파트너스와 대주단 간 마찰로 MG손해보험 자본확충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주단은 주식매각 요구
RBC 기준 미달로 증자 시급
26일 업계에 따르면 MG손보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를 운용하고 있는 자베즈는 MG손보 자본확충을 위해 재무적투자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이 자금으로 MG손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다.현재 최대주주인 자베즈2호유한회사의 MG손보에 대한 지분율 희석 없이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 보험사 보유지분이 10%를 넘으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런 방식이면 투자자에 대한 적격심사도 필요없다. MG손보는 지난 3월 지급여력(RBC)비율이 83%까지 떨어져 감독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았다.
자베즈는 최근 미국계 PEF인 올림푸스캐피털, 헤지펀드 성격의 시리우스에쿼티 등과 투자유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 JC파트너스-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JKL파트너스 등과도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유치에는 실패했다.
반면 대주단은 자베즈 측에 손을 떼고 자베즈제2호유한회사 주식 매각을 통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요구하고 있다. MG손보 대주단에는 자베즈가 MG손보를 인수할 당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대출한 농협은행(400억원)과 새마을금고(300억원), 증권금융(200억원) 등이 속해 있다. 대주단은 지난해 말 자베즈가 기한이익을 상실하면서 채권 행사에 들어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했지만 자베즈의 반대로 중단됐다. 대주단이 MG손보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자베즈가 다른 투자자를 유치해 대출금 900억원을 모두 갚아버리면 M&A 계약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대주단이 ‘새 주인 찾기’를 요구하는 건 재무적투자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베즈가 자금유치 방식을 고집하는 건 높은 수수료 수입을 포기할 수 없어서란 분석도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남아 있는 한 자베즈는 주주이자 운용사로서 매년 펀드 관리 수수료 수입을 챙길 수 있다”며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소 연간 2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MG손보 노조도 PEF보다는 오랫동안 경영권을 지니고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새 주인을 원하고 있다.
MG손보는 자본확충을 서둘러야 할 판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말까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전제로 MG손보 경영 개선안을 조건부 승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