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불지른 박원순 "용산·여의도 개발 보류"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 혼란
“여의도와 용산을 통으로 개발하겠다”며 여의도·용산 일대 개발계획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7주 만에 입장을 바꿨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화 시점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박 시장의 발언 이후 여의도와 용산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개발 계획을 발표해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용산과 여의도 일대 주민들 사이에선 그의 오락가락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지난달 9일 리콴유세계도시상 수상을 위해 찾은 싱가포르에서 “여의도 전체를 새로운 업무·주택지로 바꿔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와 용산 일대 아파트 가격은 2억~3억원씩 급등했다. 그는 이후에도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은 종합적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이날 박 시장은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거래가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2부시장 직속으로 ‘부동산 상황 점검반’을 구성해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