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폼페이오, 트럼프 북핵협상에 솔직하지 못해"

"방북 취소는 지금까지 과정 틀렸음을 반영하는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두 달이 지나도록 마치 상황이 긍정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비판했다.WP는 논평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전략이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하고 있다면서 미국민에 "솔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WP는 싱가포르 회담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오고, 한미 합동훈련이 취소됐으나 폼페이오 장관은 '양보한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 또한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 확대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지난 7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증언을 통해 북한이 여전히 핵 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한 상원의원이 '북한에 기만당하고 있지 않으냐'고 질문하자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방문 이후에도 북한이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다는 징후들을 과소평가했다고 WP는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데도 자신의 3차 방북이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이 좋은 얘기만 들먹이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면서 아마도 싱가포르에서 트럼프의 행동이 실질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켰음을 드러냄으로써 상관(트럼프)을 화나게 하지 않으려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는 한편으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있고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데도 '트럼프는 놀 수 있는 바보임을' 김정은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WP는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것은 지금까지의 과정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금껏 협상에 성실히 임한 적이 없으나 미국은 군사훈련을 양보하고 김정은에 아첨한 대가로 전혀 얻은 것이 없다고 WP는 비판했다.WP는 "자기도취적인 대통령에 아첨하려 할 때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서 이러한 시도가 북한이 전혀 비핵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불가피한 인식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WP는 더욱 정직하고, 상관에 아부하기 위한 좋은 얘기를 자제하는 것이 폼페이오 장관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