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주중대사 "9·9절 계기 중국 인사 방북 가능성 예의주시"

"폼페이오 장관 방북 연기 아쉬워…북미간 대화 중요"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계기로 중국의 고위급 인사 방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싱가포르와 일본 매체 등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 시기에 평양을 답방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어 시 주석 또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급의 방북 가능성이 유력하다.

노 대사는 27일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8월 남북관계가 여러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면서 "제4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9월 중 남북정상회담 평양 개최에 합의하고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자 중국 정부가 남북 양측의 노력을 환영하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중 양국이 이달 한중 외교장관 회담, 한중 북핵 6자 수석 협의,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대표단 방중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북한 9·9절 계기로 중국 측 인사의 방북 가능성을 포함해 중북간 소통 동향에 대해서도 대사관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연기를 아쉽게 생각하며 북미간 대화로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노 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70여년간 지속된 문제로 일거에 해결되기 어렵고 앞으로도 우여곡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더욱 더 긴 안목에서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며 남북미 정상들의 합의사항이 이행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9·9절을 즈음해 시 주석 또는 상무위원급의 방북을 위해 북한 측과 접촉 중이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등의 여파를 보면서 최종 방북 인사의 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의 외교관례로 볼 때 시 주석의 방북 여부는 9월 초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지도자급의 해외순방은 보통 1주일 전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가 정례브리핑 등에서 시 주석의 방북 여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상황이라 방북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9·9절 열병식과 미국과의 관계 등 복잡한 변수도 많아 상무위원급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한편, 노 대사는 한중수교 26주년을 맞아 지난해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노 대사는 "지난 7월 방한 중국인은 43만85명으로 전달 대비 8%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4%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한중 양국간 인적 교류가 지속해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