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열창에 가곡까지… 초가을 야외 클래식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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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서 파리 테마 콘서트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공원과 잔디밭 등 야외에서 즐기는 클래식 공연 이벤트가 잇따라 열린다. 야외 클래식 공연은 실내홀 공연에 비해 음향이나 조명, 무대 구성 등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탁 트인 야외에서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을 들을 수 있는 1년 중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선 가곡의 밤도 열려
정상급 성악가 대거 참여하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도 눈길
마포 일대선 다채로운 음악회
가을의 문턱을 여는 야외 음악회의 포문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연다. 다음달 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제9회 파크콘서트에서다. 주제는 ‘원 나잇 인 파리’로 잡았다. 프랑스 파리로 건너온 미망인의 이야기를 다룬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영화 ‘파리의 하늘 아래 센강은 흐른다’의 삽입곡, 프랑스 국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19세기 말 프랑스 환락가의 세계 ‘물랑루즈’, 세계적인 걸작 샹송 ‘장밋빛 인생’ 등 파리를 음악적 배경으로 한 곡들을 선보인다. 로렌조 파세리니가 지휘하는 디토 오케스트라와 테너 장 크리스토프 본,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셰이킨 등이 무대를 꾸민다. 클래식 공연이지만 남자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가수 려욱도 특별출연한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파크콘서트 무대에 서는 조수미는 “굉장히 오랫동안 생각한 음악회였다”며 “관객과 함께 떠나는 하룻밤 멋진 음악 여행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예술의전당도 호젓한 초가을 밤을 수놓을 우리 가곡의 향연을 펼친다. 오는 9월1일, 8일 등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개관 30주년을 맞아 ‘2018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을 개최한다. 이미 8월25일 첫회 공연으로 개막을 알렸다. ‘정다운 우리 가곡’이라는 주제로 ‘그리운 금강산’, ‘봉숭아’, ‘사공의 노래’ 등 그동안 ‘가곡의 밤’ 무대에 오른 레퍼토리 중 많은 호응을 받은 곡과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우리 창작가곡, 스페인 민요 등을 선사한다. 바리톤 고성현 박경준, 소프라노 오미선 박현주, 테너 신동원 정의근 등 성악가들과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틀리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가수 김상희와 바리톤 김성길 등도 특별출연한다. 선착순 무료 입장이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수변무대를 비롯한 마포구 일대도 야외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마포문화재단은 다음달 5일부터 10월26일까지 50일 동안 ‘제3회 엠팻(M-PAT) 클래식 음악축제’를 연다. 일반적 클래식 음악회 격식을 파괴한 자유롭고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9월14~15일 상암월드컵공원 내 수변에 설치한 가설무대에서 열리는 야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다. 야외무대여서 오리지널 오페라를 100분 규모로 줄였다. 국립오페라단 ‘돈조반니’를 연출한 여성 연출가 정선영이 연출을 맡았고 2015년 블루 다뉴브 국제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조정현이 코리아쿱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테너 김건우, 소프라노 안지현, 박하나 등 정상급 성악가들도 대거 참여한다.
같은 마포구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경의선 숲길 잔디마당에서 재즈 오케스트라 ‘라온 재즈 콤보’가 쇼팽과 쇼스타코비치의 곡을 연주한다. 거리 버스킹 형식을 차용한 음악회, 홍대 라이브클럽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소속 현악팀과 금관악기팀이 선보이는 실내악 연주회, 마포 일대 게스트하우스에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열리는 소규모 음악회 등도 눈길을 끈다. 모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