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로 막 내린 文정부 첫 특검… 성패는 법정서 갈린다
입력
수정
정권 초 여권핵심 겨눈 수사…악조건 속에서도 일부 성과
노회찬 사망 계기로 여론 반전…여권 등 비판공세 속 이례적 조기종료27일 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60일간의 수사 여정에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게 됐다.문재인 정부 첫 특별검사인 허 특검은 그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힘겹게 수사를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예고된 상황에서 발족한 특검은 파견검사 확보 등 인적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이 넘긴 수사기록도 분량만 많았을 뿐 김 지사의 연루 여부 등 사건의 '본류'와 관련한 유의미한 물증이나 진술은 크게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특검이 사실상 '제로 베이스'에서 수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차 수사 기간 60일의 전반기에 드루킹 일당만 반복해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경찰의 '늑장 수사'로 상당수 증거가 사라진 상황에서 물증 확보에 주력한 특검은 드루킹이 숨긴 PC·휴대전화 등을 찾아내는 등 꺼져가던 수사 불씨를 되살렸다.포렌식 작업을 통해 30TB(테라바이트) 가까운 디지털 증거를 분석하고 드루킹이 걸어놓은 각종 암호화 파일을 해독하며 사건의 실체에도 조금씩 다가갔다.
그 결과 특검팀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역으로 이를 재구연하는 데도 성공했다.
휴대전화와 유심(USIM)칩에서 확보한 드루킹 일당의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이들이 벌인 8천여만건의 댓글 호감수 조작의 전모도 새로 확인했다.특검팀은 수사 초기 드루킹 일당에 대한 계좌추적 도중 2016년 총선 전 고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수 천만원을 수수한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그러나 노 의원이 7월 23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특검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는 일시 중단됐고 특검을 향한 여론은 급반전됐다.
노 의원에게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드루킹 최측근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것은 수사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특검이 김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여부에 집중하는 대신 노 의원의 비위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특검이 김 지사가 참석했다는 '킹크랩 시연회'를 재연하고 김 지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7월 말부터는 여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드루킹의 인사청탁 대상자를 만난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줄소환되며 특검을 향한 공격은 더 잦아졌다.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특검'으로 몰아세우는 와중에도 특검은 김 지사를 드루킹의 공범으로 두 차례 소환조사하고 신병확보도 시도했다.
그러나 전력을 쏟은 구속영장은 법원의 벽을 넘지 못했고, 수사 종료 일주일을 앞둔 특검은 30일의 수사기간 연장을 포기하는 유례없는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수사한 만큼 정치공세를 감수하며 기간 연장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비서관들의 연루 의혹과 경찰과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규명이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정치권의 '특검 흔들기'가 일부 성과를 거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검이 스스로 기간 연장을 포기한 것을 두고 수사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 지사를 24일 드루킹의 댓글조작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한 특검은 그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정황을 다양한 증거물로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출판사를 찾은 동선 기록, 그가 머문 시간에 킹크랩이 구동된 디지털 흔적 등이 대표적 물증이다.
여기에 그에게 킹크랩을 시연한 드루킹 일당 '둘리' 우모씨 등의 진술이 자세하고 일관된 만큼 특검은 혐의를 부인하는 김 지사의 입장을 법정에서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반면에 김 지사는 자신의 킹크랩 연루 여부를 계속해 부인해온 만큼 특검의 '본류 수사'에 대한 성과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노회찬 사망 계기로 여론 반전…여권 등 비판공세 속 이례적 조기종료27일 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60일간의 수사 여정에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게 됐다.문재인 정부 첫 특별검사인 허 특검은 그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힘겹게 수사를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예고된 상황에서 발족한 특검은 파견검사 확보 등 인적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이 넘긴 수사기록도 분량만 많았을 뿐 김 지사의 연루 여부 등 사건의 '본류'와 관련한 유의미한 물증이나 진술은 크게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특검이 사실상 '제로 베이스'에서 수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차 수사 기간 60일의 전반기에 드루킹 일당만 반복해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경찰의 '늑장 수사'로 상당수 증거가 사라진 상황에서 물증 확보에 주력한 특검은 드루킹이 숨긴 PC·휴대전화 등을 찾아내는 등 꺼져가던 수사 불씨를 되살렸다.포렌식 작업을 통해 30TB(테라바이트) 가까운 디지털 증거를 분석하고 드루킹이 걸어놓은 각종 암호화 파일을 해독하며 사건의 실체에도 조금씩 다가갔다.
그 결과 특검팀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역으로 이를 재구연하는 데도 성공했다.
휴대전화와 유심(USIM)칩에서 확보한 드루킹 일당의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이들이 벌인 8천여만건의 댓글 호감수 조작의 전모도 새로 확인했다.특검팀은 수사 초기 드루킹 일당에 대한 계좌추적 도중 2016년 총선 전 고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수 천만원을 수수한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그러나 노 의원이 7월 23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특검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는 일시 중단됐고 특검을 향한 여론은 급반전됐다.
노 의원에게 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드루킹 최측근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것은 수사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특검이 김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여부에 집중하는 대신 노 의원의 비위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특검이 김 지사가 참석했다는 '킹크랩 시연회'를 재연하고 김 지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7월 말부터는 여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드루킹의 인사청탁 대상자를 만난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줄소환되며 특검을 향한 공격은 더 잦아졌다.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특검'으로 몰아세우는 와중에도 특검은 김 지사를 드루킹의 공범으로 두 차례 소환조사하고 신병확보도 시도했다.
그러나 전력을 쏟은 구속영장은 법원의 벽을 넘지 못했고, 수사 종료 일주일을 앞둔 특검은 30일의 수사기간 연장을 포기하는 유례없는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수사한 만큼 정치공세를 감수하며 기간 연장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비서관들의 연루 의혹과 경찰과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규명이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정치권의 '특검 흔들기'가 일부 성과를 거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검이 스스로 기간 연장을 포기한 것을 두고 수사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 지사를 24일 드루킹의 댓글조작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한 특검은 그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정황을 다양한 증거물로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출판사를 찾은 동선 기록, 그가 머문 시간에 킹크랩이 구동된 디지털 흔적 등이 대표적 물증이다.
여기에 그에게 킹크랩을 시연한 드루킹 일당 '둘리' 우모씨 등의 진술이 자세하고 일관된 만큼 특검은 혐의를 부인하는 김 지사의 입장을 법정에서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반면에 김 지사는 자신의 킹크랩 연루 여부를 계속해 부인해온 만큼 특검의 '본류 수사'에 대한 성과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