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몸'되는 아마존 알렉사-MS 코타나… 'AI 비서 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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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인공지능(AI) 비서 시장 최강자로 꼽히는 아마존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았다. 두 회사의 AI 플랫폼을 공유하는 게 협력 방안의 핵심이다. 아마존의 AI 플랫폼인 알렉사로 윈도10을 쓰는 PC에 접속하거나 MS 코타나로 아마존 에코 스피커를 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기반이 없는 두 회사의 합종연횡이 AI 플랫폼과 기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MS 연내 플랫폼 통합
PC로 알렉사 서비스 이용
에코서 코타나 호출도 가능
아마존, 시장 1위 굳히기
MS, 일반 소비자와 접점 넓혀스마트폰 기반 없는 AI플랫폼 결합
◆아마존 MS 연합의 등장시넷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MS는 두 회사의 AI 비서 알렉사와 코타나를 올해 말까지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두 서비스가 결합되면 알렉사 사용자는 코타나를 불러내 이메일에 회신을 하거나 스카이프를 활용해 회사 동료들과 영상 회의를 할 수 있다.
코타나 이용자들도 편해진다. 윈도10이 깔린 PC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 아마존에 물건을 주문하는 게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 카돈의 AI 스피커 인보크 사용자 역시 아마존의 알렉사를 쓸 수 있다. 인보크에 MS의 코타나가 탑재돼 있어서다.이 두 회사의 협업이 가시화된 것은 2017년 8월이다. 당시엔 MS 아웃룩 이메일과 일정 자료를 잘 불러올 수 있는 코타나의 기능과 광대한 스마트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아마존 알렉사의 장점을 합치자는 아이디어 수준의 논의가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회사의 협업은 더 광범위해졌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데 이르렀다.
이번 제휴로 알렉사와 코타나라는 두 개의 AI 서비스 시스템이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둘은 여전히 별개의 서비스이며 다른 AI 비서와 연결하려면 상태 시스템을 불러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른 AI 비서를 부르는 명령어는 ‘오픈(Open)’이다. “알렉사, 오픈 코타나” 혹은 “코타나, 오픈 알렉사”라고 말해야 해당 AI 서비스가 실행된다. 서로의 데이터에도 접근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상대 AI 비서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해당 기업에서 관리하며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적용받는다.
◆업계 1위가 ‘협업’을 택한 이유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아마존이 MS와의 협력을 택한 것은 스마트폰 플랫폼이 없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AI의 쓰임이 늘어날수록 시장 지배력이 약해진다는 점을 감안해 MS와의 전략적 제휴를 택했다는 해석이다. 현재 아마존 알렉사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은 AI 스피커 에코뿐이다. 스마트폰에서 알렉사를 쓰려면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야 한다.
주춤한 성장률도 제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2014년 세계 최초의 AI 스피커 에코를 내놓은 뒤 이 시장을 말 그대로 지배해왔다. 지난 2분기 출하량만 500만 대에 육박한다.
하지만 2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는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다.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의 점유율은 27.6%. 1년 전 아마존과 구글의 시장 점유율이 75.8%와 16.1%였던 것을 비교해보면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티몰지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알리바바의 추격도 위협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MS도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윈도10과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상태지만, 스마트폰 플랫폼이 없어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MS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전문가들은 각사의 AI 플랫폼이 작동하는 기기가 늘어났다는 점만으로도 두 회사에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의 경우 5억 대 이상의 윈도10 PC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MS 코타나의 이익도 만만찮다. 미국 등 주요국 가정에 보급된 아마존 에코는 3000만 대가 넘는다. 여기에 7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 쇼’까지 가세했다. 이 기기는 집에서 오피스 문서를 확인하고 직장 동료들과 화상 회의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시장에선 아마존과 MS의 협업을 계기로 이종 AI 플랫폼의 제휴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제휴만한 전략이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만의 분명한 영역을 확보할 때까지는 독자 플랫폼 전략을 쓰는 게 맞지만 그 이후엔 제휴를 통해 영토를 확장하는 게 유리하다”며 “몇 년 뒤엔 AI 플랫폼 기업들의 합종 연횡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