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꾸고, 덩치 키우고… '국민차 준중형'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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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폭스바겐·볼보 잇따라 준중형 신차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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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보다는 내부 공간이 넓고, 중형보다 덜 부담스럽다는 준중형 세단 및 SUV의 강점은 어느새 약점으로 바뀌었다. 형님(중형 세단 및 SUV)과 동생(소형 SUV) 사이에 낀 처지가 되면서다. 세단 시장에서는 준대형 및 대형 세단 외엔 모두 침체기를 겪었다. 세단 자체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세단을 사는 고객들은 보다 큰 내부 공간을 원하기 시작했다. 과거 ‘국민차’로 불렸던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판매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었고, 같은 회사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새 국민차로 자리잡았다. 준중형 SUV는 소형 SUV에 밀리기 시작했다. 중형 SUV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졌다.판매량은 뚝뚝 떨어졌다. 국산 준중형 세단(해치백 포함) 판매량은 2010년 28만5203대에서 지난해 14만7651대로 줄었다. 7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국산 준중형 SUV 판매량은 2015년 11만9179대에서 지난해 9만6489대로 떨어졌다.
◆신차로 반전 노리는 준중형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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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7일 준중형 SUV 투싼의 부분변경모델도 내놨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등이 기본적으로 적용됐다. 음성인식 스피커를 활용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홈투카’ 서비스를 현대차 차량 최초로 적용하기도 했다. 그 결과 출시 이후 2주일 만에 계약대수 5000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투싼의 월 판매량이 5000대를 넘기는 건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월 준중형 세단 K3의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했다. 2월 이전에는 월 1500대 수준에 머물던 K3 판매량은 3월 이후 월 5000대 선으로 급증했다. 경차급 연비와 세련된 외형, 커진 차체 등이 인기 비결로 거론된다. K3의 공식 인증 연비는 L당 15.2㎞로, 경차인 모닝(L당 15.4㎞)과 비슷하다. 차체는 전장(길이) 4640㎜, 전폭(너비) 1800㎜, 전고(높이) 1440㎜ 등으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기아차는 지난달 준중형 SUV 스포티지의 부분변경모델 판매를 개시했다. 새 모델이 나온 이후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전 모델 대비 약 20% 늘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수입 준중형車도 나선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를 내놓는 대신 파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준중형 세단 SM3의 가격을 2000만원 이하로 내린 것이다. 일부 세부 모델은 소형차나 경차보다 가격이 저렴할 정도다. 한국GM의 준중형 전기차 볼트도 꾸준한 인기다.
수입 자동차 브랜드도 준중형 세단과 SUV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폭스바겐의 티구안은 지난 4월 출시되자마자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으로 등극했다. 매달 1000대 넘게 팔리는 중이다. 아우디의 준중형 세단 A3는 판매되기도 전부터 화제다. 아우디코리아가 A3를 파격 할인하겠다고 밝히면서 2000만원대에 A3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결과다. 볼보와 재규어는 각각 준중형 SUV인 XC40과 E페이스를 새롭게 내놨다. 지프는 10년 만에 준중형 SUV 컴패스의 완전변경모델을 최근 출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