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불복 응형무궁'… 손자병법이 인생 지침서

이 현 사장의 인문고전 사랑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성공 못해
블록체인 관심…끝없이 공부해야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고사다. ‘전쟁에서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의미다. 그가 인생의 지침서로 꼽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구절 중 하나다.그는 “키움증권이 남과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강조한다. 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의 한복판에서 수많은 기업이 뜨고 지는 것을 지켜보며 얻은 깨달음이다. 당시 벤처기업 중 인터넷에서는 네이버, 온라인 증권사에선 키움증권,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지마켓이 승자로 살아남았다. 이 사장은 이들의 공통점이 남다른 전략에 있다고 봤다. 이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한번 성공에 도취되면 그 성공은 반복되지 않는다”며 “신사업에서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대형 증권회사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한번 믿음을 준 부하를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신뢰하는 것도 손자병법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손자병법 구변편에는 ‘훌륭한 장수는 스스로 필사적이기보다 부하들로 하여금 필사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그는 골프보다 혼자 산을 오르는 것을 즐긴다. 틈틈이 고전을 읽으며 경영을 고민하기도 한다.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최신 트렌드 관련 책들도 꾸준히 읽는 편이다. 최근에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다. 이 사장은 “세상의 패러다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끝없이 책을 읽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인문학과 디지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