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새롭다'…신화 데뷔 20주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종합)

어느덧 데뷔 20주년이다. 그 긴 시간동안 TV를 통해, 그리고 매 앨범을 통해 우리들 곁에 친숙하게 숨쉬었던 신화가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그들은 따로 활동하면서도 언제나 신화라는 팀 플레이를 잊지 않았고 팬들을 위해 성실하게 음악을 했다. 구설수에는 뼈저린 반성으로, 또 무대에서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대중들을 웃게 하고 위로했던 그들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HEART'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마주한 신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봤다.

▲과거-음악에는 치열했고 성과에는 겸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에릭은 "저희가 데뷔한 이후 쉬지 않고 계속 활동을 해왔는데 올해 드디어 2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 우리 멤버들과 팬여러분께 모두 감사드린다. 20년이 되기까지 좋은 앨범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멤버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초심을 잃지 않았다. 신화 초창기의 아이덴티티를 놓지 않으면서도 계속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이번에 나온 곡들은 SM 시절의 곡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예전부터 늘 빠른 곡들 위주의 퍼포먼스를 해왔다. 근데 계속 그것만 할 수는 없더라. 그런 고민 끝에 이번 앨범이 나왔고 그런 고민들이 쌓여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앤디는 "(지난 시간동안) 멤버들끼리 서로 양보를 되게 많이 해줬다. 서로 이해를 많이 해주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를 더 믿게 되고 자연스럽게 식구처럼 20년 넘게 지내오게 됐다. 주변에서 저희를 보고 '가족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멤버들끼리 서로 믿고, 속에 있는 말을 많이 나눴던 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해주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동완은 "많은 분들이 장수 비결을 묻는다. 그런데 사실 장수 비결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운이 좋았다. 중요한 건 배려다. 각자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 다를텐데 그런 추구하는 행복의 방향을 이해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신화는 과거 치열하게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고민했고 또 때로는 자신들의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신들만의 음악관을 구축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이룬 성과를 서로에게 넘기고 또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절제된 퍼포먼스 보여주고파" 음악적 자부심은 '현재진행형'
그러면서도 퍼포먼스에 대한 자부심은 여전했다.

신혜성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대에 서는 게 두근거리고 설렌다. 그래서 이번 앨범명을 '하트'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민우는 타이틀 곡 '키스 미 라이크 댓'에 대해 "신중히 결정했다. 신화는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곡 역시 기존과 다른 신화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곡을 받았을 때 느낌보다 녹음을 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애착이 더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곡은 섹시 콘셉트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결합돼 은근한 섹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동완은 "공연 중에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지루하지 않도록 관객을 위한 공연 영상을 잘 만들었다. 이전 콘서트 영상과 이어진다. '병맛' 콘셉트로 촬영을 했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진은 "뮤직비디오 콘셉트는 우리가 한 폭의 유화 속에서 움직이는 느낌을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시겠지만 멤버 개인 매력이 잘 살아난 것 같다. 특히 신혜성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우리가 다함께 있는 촬영장에서 키스신을 처음 도전하면서 힘들었을텐데 꿋꿋이 이겨내고 잘 찍어냈다"고 신혜성을 치켜세웠다.

민우의 말처럼 신화는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날 기자회견장에서 신화 멤버들은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앨범 이야기를 할 땐 진지했고 특히 퍼포먼스 이야기를 할 때면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발언은 퍼포먼스를 할 때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부분이었다. 퍼포먼스로써 또 한 번 진화한 대목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미래-선한 영향력 끼치는 아티스트로의 진화
이 날 에릭은 "10주년 때도 그렇고 15주년 때도 그렇고 세상에서는 그런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해주시더라. 저는 사실 그런 걸 잘몰랐다. 열심히 활동했고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저에게 그런 것들은 숫자일뿐이다. 그리고 몇살이 되면 은퇴하겠지, 끝나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저희도 언제까지 활동할 지 모르겠다. 지금껏 그래왔듯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 하지만 팬분들이나 다른 분들에게는 20주년이 중요한 의미다. 그래서 더 열심히 앨범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민우 "신화가 스무살 생일을 맞이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다. 돌이켜보면 이 길이 쉽지 않았다. 멤버 모두에게 고맙고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 싶은 팀이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저에게 소중하다. 그리고 신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많은 것을 보여드릴거다. 여전히 활동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다. 계속 보여드리고 싶고 계속 들려드리고 싶다. 무대를 포기할 수 없다. 항상 보답하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시간들을 채워 나가겠다"고 고백했다.

김동완은 "아이돌이 일하는 세상이 행복한건가 생각을 많이 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후배도 있고 갈수록 상품화되는 걸그룹 후배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당장 우리가 손 쓸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돌 산업이 너무 일본을 따라가서 가슴이 아프다. 이런 시장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인가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쪽 업계의 사람들, 선배들이 자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발언을 살펴봤을 때 신화는 변함없이 퍼포먼스에 충실한 음악활동을 할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더불어 더욱 확대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음악 산업의 부조리함에도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돌그룹의 롤모델로서 성실히 이력을 쌓아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신화. 그들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 행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신화는 오늘(28일) 오후 6시 'HEART' 발매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으며 오는 30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간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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