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이어지는 서울·경기·강원…곳곳에 홍수·산사태·침수 피해 '속출'

사진=연합뉴스
28∼29일 서울과 경기북부, 강원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내일 낮까지 25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어서 심각한 비 피해가 우려된다.

국토부 한강홍수통제소는 파주시 적성면 비룡대교 지점의 수위가 계속해서 상승하자 이날 오후 2시50분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오후 3시 현재 임진강 비룡대교 지점의 수위는 10.92m까지 올랐다. 앞서 한강홍수통제소는 오후 1시20분에 홍수주의보를 내리고 1시간30분 만에 홍수경보로 격상했다.연천군 전곡리 사랑교 일대에도 홍수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이들 지역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산사태 경보도 확대 발령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경기 포천·연천·가평, 강원 화천·양구·철원·인제 지역에 산사태 경보가 내렸다. 인천 중구, 경기 파주·이천, 강원 양양·속초·고성·춘천, 경북 영주·봉화에는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졌다.행안부는 "앞서 내린 강우로 전국적으로 토양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 산사태 발생과 급경사지 붕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대전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는 해제됐다. 다만 서울 잠수교 보행로와 대전 갑천 세월교는 여전히 통제 중이다.

연천과 포천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한탄강 지류인 연천읍 차탄천 차탄교 부근 수위는 오전 9시10분께 범람 위험수위(7.0m)에 근접한 6.8m까지 올랐으나 이후 낮아져 낮 12시 5.91m를 기록했다. 경기도, 연천군 재난상황실은 수위변화를 주시하면서 주민 대피 등을 검토 중이다.연천군과 포천시에는 주택침수와 농경지 침수 등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비 피해는 커질 전망이다.

연천에는 4가구 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왕징면과 중면 등 2곳에 일부 산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집계가 완료되면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에서는 일부 주택침수와 농경지 침수피해 신고가 있었고 위급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도 연천과 포천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내일 낮까지 집중호우가 예상돼 피해가 우려된다.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와 군남홍수조절댐 수위도 상승 중이다. 필승교 수위는 낮 12시30분 5.12m까지 올랐고 오후 1시 5.05m로 소폭 줄었다.

군남댐은 초당 3962t의 물이 유입되면서 수위가 30.75m까지 오르자 13개 수문 중 7개를 열어 초당 3823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강원지역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철원 동송 419㎜, 화천 광덕산 338.5㎜, 인제 서화 301㎜, 양구 해안 280.5㎜, 춘천 북산 221㎜, 속초 151㎜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전 5시10분부터 6시10분까지 1시간 동안 철원 동송에는 106.5㎜에 달하는 물벼락이 쏟아져 침수 신고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오전 10시37분께 철원군 서면 와수리에서 산악도로를 달리다 물이 불어 차량에 고립된 박모(57)씨 등 2명을 구조했다. 오전 9시 47분께는 화천군 사내면에서 계곡 물이 불어 갇힌 관광객 5명을 구했다.

쓰러진 나무를 제거하고 침수 주택에 배수지원을 하는 등 이날 오후 1시까지 38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이 중 28건이 북부 지역 호우가 집중된 오전 5시 접수됐다.

현재까지도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오는 30일 낮까지 경기북부에 250㎜, 서울과 경기남부에 80∼150㎜, 강원 영서에 50∼150㎜, 영동에 10∼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다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산사태, 축대 붕괴, 토사 유출,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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