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급등에 죽을 맛"… 3만 소상공인, 빗속 광화문 '분노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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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최저임금 반대집회’“오늘 하루 장사가 문제인가요. 내년에 직원들과 장사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판에.” (김일순·77·강원 춘천 미용실 운영)
소상공인聯·외식중앙회 등 60여개 업종 150여단체
대규모 집회 후 靑까지 행진
"2년새 29%오른 최저임금
소상공인들 생존 위협"
"최저임금委 사용자위원 50%
소상공인 대표로 채워야"
"저소득근로자와 상생위해
소상공인 권리 보장돼야"
29일 광화문광장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소상공인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에선 빗방울이 쏟아졌다.이날 모인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0여 개 업종 150여 개 단체는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20명의 회원들은 삭발식까지 진행했다.
최 회장은 “2년 새 29% 오른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해 이날 3만 소상공인이 모였다”며 “노동자 위원들과 공익위원만으로 구성돼 일방적으로 결정된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안은 절차적으로, 내용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적용을이날 소상공인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적용해달라는 의견이 묵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년 최저임금 또한 노동자위원과 공익위원만으로 구성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관계자는 “현재 사용자위원 9명 중 2명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이지만 우리가 추천한 사람이 아니다. 소상공인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행정을 단결로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는 먼저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 9명 중 50%를 소상공인 대표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근로시간에 유급휴일을 포함해야 한다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또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이 존중받는 경제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선언하고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자영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도 했다.
올해 폐업자 수 100만 명 넘길 것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자영업자의 폐업은 2015년부터 꾸준히 늘었다. 2015년에는 사업자 79만50명이 폐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폐업자 수가 90만8076명까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 수가 100만 명을 쉬이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폐업이 늘며 빈 상가도 증가하고 있다. 폐업으로 빈 상가는 다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올해 2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2%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에 비해 1.1%포인트 늘어났다. 중대형 상가 또한 공실률이 9.6%에서 10.7%로 1.1%포인트 증가했다.
일반 소상공인 발언자로 나선 원상우 서해회바다 대표는 “우리 가게는 인건비로 월 800만원, 임대료로 400만원을 낸다”며 “인건비가 올라 항암치료를 끝낸 어머니까지 일손을 돕고 있는데도 올해부터 계속 적자”라고 하소연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은 지원만 바라는 힘없는 약자가 아니다”며 “700만 소상공인과 저소득근로자가 동반 상생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상/김기만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