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 구정마루 사장, 실험적 디자인으로 탄탄한 '기업팬덤' 보유

BIZ Success Story

전통 마루바닥재에서 벗어나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
年 30~40종 다품종 소량생산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만명 달해

"하반기 목재케이스 오디오 제작"
조문환 구정마루 사장(오른쪽)이 지난 7월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지난 7월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 경향 하우징페어’의 구정마루(사장 조문환·62) 부스. 관람객들이 하루종일 줄을 이었다. 이 회사의 이은지 차장은 “하루 평균 2000~3000명씩 나흘간 줄잡아 1만 명 정도가 부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아이돌 공연도 아닌 마루바닥재업체의 부스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걸까.

한마디로 이 회사만의 독특한 ‘컬러와 디자인’을 보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 마루업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유지한다. 생산성이 높고 시공도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정마루는 실험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연간 30~40종의 디자인 제품을 다품종 소량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통 마루에 붉은색과 회색 등으로 강조를 준 제품, 핑크색을 가미한 제품, 입체감을 준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최근엔 디자이너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김석빈도자기와의 협업 제품이 그중 하나다. 도예가 김석빈 씨가 운영하는 경기 이천의 김석빈도자기는 도자기를 단순한 생활자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예술 작품이나 인테리어 작품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업체다. 이번에 양사는 협업을 통해 마루바닥재를 인테리어 자재로 활용, 도자기와 인테리어 간 조화를 이룬 디자인 작품을 선보였다. 인테리어 디자인업체인 카민디자인과의 공동 작업 제품도 선보였다.

올해 초엔 프랑스 패션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리빙 제품인 ‘까스텔바작홈’과 공동으로 독특하고 화려한 문양의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전에는 디자인 가구를 만드는 김은학, 정순구 작가와 협업했다.시공도 일자 일변도에서 벗어나 청어뼈 스타일의 헤링본, V자 형태의 셰브런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제품은 평범한 마루제품에 비해 생산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도 까다롭다. 선뜻 시도하기가 어렵지만 이 전략을 채택했다.

또 하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적절한 활용이다. 이 회사의 SNS담당자는 “우리 회사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수만 명에 이른다”며 “고객의 상당수는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갖고 있어 이들과 긴밀한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들 중 수천 명이 구정마루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과 신제품 정보를 공유하며 전시장과 공장을 찾기도 한다. 구정마루가 1년에 한 번 공장 개방 행사를 할 땐 300~400명이 찾는다. 이 회사는 경기 광주시 도척면에 공장을 두고 있어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이런 노력 덕분에 구정마루 매출은 2013년 322억원에서 지난해 675억원으로 4년 새 약 두 배로 늘었다. 이 회사는 연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디오 협업이다. 서울의 한 디자인전문그룹과 공동으로 수제 목재케이스 오디오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 디자인그룹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지의 세계적인 디자인 전시회에 참여해 온 업체다. 이번엔 음향엔지니어 디자이너 목수가 참여해 독특한 디자인의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 조 사장은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젊은 층이나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려는 기업 및 상점들은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고 싶어 한다”며 “이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디자인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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