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농어민과 상생 통해 신재생에너지 혁신

상생과 혁신, 공기업이 이끈다
유향열 사장
지난해 한국남동발전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발전비율을 전체 발전비율의 20%까지 확대한다는 ‘신재생에너지 뉴 비전(New Vision) 2025’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발전비율을 20%까지 늘린다는 정부 정책보다 5년 빠른 목표다. 남동발전은 목표 달성을 위해 농어촌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지역 주민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남동발전이 2016년 국내 최초로 건립한 상업용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가 대표적이다. 바닷속 20m 아래 암반을 뚫고 해수면을 기준으로 80m 높이의 풍력발전기를 세웠다. 발전기 1기 용량은 3㎿로, 총 30㎿ 규모다. 2006년 개발사업 시행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를 받는 데만 9년이 걸렸다. 소음과 어획량 감소를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 때문이었다.걱정과 달리 어획량은 오히려 늘었다. 수면 아래 발전소 구조물이 어장 역할을 해 해삼과 어류 등이 더 늘어났다는 게 발전소 측 설명이다. 소음은 바닷바람에 묻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관광객이 묵을 숙소와 복지시설 등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는 등 상생 노력을 기울인 덕에 해상풍력에 대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이 2016년 국내 최초로 건립한 산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가 해풍을 받아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남동발전 제공
농촌에서 남동발전이 진행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확대와 지역사회 공헌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경남 고성군 약 6600㎡ 부지에 100㎾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 태양광 설비를 높이 설치하고 아래에서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의 태양광발전이다. 특수 설계를 통해 일조량 손실을 최소화했다.

영농형태양광 10GW 규모를 설치하면 건설과 운영 등 일자리 총 5만4000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남동발전 측 계산이다.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한 농민들도 작물 판매 수익과 발전 소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농가소득을 끌어올리는 등 농촌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남동발전이 431억원을 투자해 군산 산업단지 내 유수지 표면에 18.7㎿ 규모로 건설한 ‘군산수상태양광’도 7월 완공된다. 국내 최대 수상 태양광 발전소다. 이 발전소를 건설한 근로자 대부분은 지역 주민이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이 덕분에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대 없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를 축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비중 20% 목표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 고강도 혁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