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없는 럭비 한건규 "죽을 각오로 뛰겠다"

한국 남자럭비 7인제 대표팀 한건규(31·한국전력공사)의 등에는 영어로 '언스토퍼블(unstoppable·막을 수 없는)'이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트라이'를 찍고자 하는 그의 절절한 각오가 담겼다.한국은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럭비장에서 결전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뒤 만난 한건규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서 임하는 각오가 다르다"며 "죽을 각오로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건규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출전했으나 한국은 두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에 그쳤다.절치부심한 한건규는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외적 변화를 시도했다.

처음으로 문신을 했다.

그는 "올해 진천선수촌 합숙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했다"며 "한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소개했다.럭비는 전진하려는 자와 그걸 막으려는 자의 싸움이다.

상대의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상대의 필사적인 태클을 뚫고 끝까지 돌진해 트라이를 찍어야 포인트를 얻는다.

한건규는 "상대가 태클해도 멈추지 않고 뛰겠다는 각오로 'unstoppable'이라는 문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건규는 김정민(35·한국전력공사)에 이어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연장자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최창렬(48) 감독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대표팀의 강도 높은 훈련을 한건규만큼 열심히 따라와 준 선수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건규는 "정말 힘들었다"며 "덥다고 실외 훈련을 안 할 수도 없고, 이러다 사람이 죽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더위 먹어서 쓰러지는 선수가 있어도 교체하면서 마지막까지 훈련했다"며 "그때 흘린 땀이 아까워서라도 금메달 못 따면 진짜 진짜 안된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건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건규는 곧 아기 아빠가 된다.

출산 예정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삭의 아내를 뒤로하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섰다.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자 한건규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