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통위도 금리동결 전망 우세…실기론 불거진 금리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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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3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실기(失機)론'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전문가 82% "한국은행 기준금리 8월 동결 전망"시장에서는 올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75개 채권 보유·운용 관련 기관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라고 답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심각해진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분쟁 이슈 등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8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응답자들은 답했다.특히 이달 중순 발표된 7월 고용지표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기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이 연말에는 한층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심리는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체감경기지수 역시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은 금리 인상 언제…연내 인상 타이밍 놓쳤나국내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발(發) 금융위기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획재정위원회 발언 등에 비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경기 여건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외변수에 따라 10월 혹은 11월 금통위 때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 요인으로는 대외금리차,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꼽히고 있다.
미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만큼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는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2.0%로 9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된다면 0.25%포인트가 유력하다. 따라서 현재 0.5%포인트인 양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다음달에는 0.75%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은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하반기 금리인상 시그널(신호)을 준 바 있지만 최근 국내 경제지표 흐름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에 비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서 8월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이 10월에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 올해는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달 초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금융안정과 정책여력을 위한 조치였던 만큼 한은도 이를 근거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부동상 가격 상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11월 초에 마무리되는 미국 중간선거가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이 궤를 달리하는 것은 아닌 만큼 11월 기준금리 인상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한은의 금리인상이 연내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건설투자 급감과 고용부진까지 가세해 내수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한은의 당위론보다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당위론으로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채권전문가 82% "한국은행 기준금리 8월 동결 전망"시장에서는 올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75개 채권 보유·운용 관련 기관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라고 답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심각해진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분쟁 이슈 등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8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응답자들은 답했다.특히 이달 중순 발표된 7월 고용지표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생산, 소비, 투자 등 실물경기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이 연말에는 한층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심리는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체감경기지수 역시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은 금리 인상 언제…연내 인상 타이밍 놓쳤나국내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발(發) 금융위기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획재정위원회 발언 등에 비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경기 여건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외변수에 따라 10월 혹은 11월 금통위 때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 요인으로는 대외금리차,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꼽히고 있다.
미 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만큼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는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2.0%로 9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된다면 0.25%포인트가 유력하다. 따라서 현재 0.5%포인트인 양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다음달에는 0.75%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은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하반기 금리인상 시그널(신호)을 준 바 있지만 최근 국내 경제지표 흐름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에 비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서 8월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이 10월에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 올해는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달 초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금융안정과 정책여력을 위한 조치였던 만큼 한은도 이를 근거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부동상 가격 상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11월 초에 마무리되는 미국 중간선거가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이 궤를 달리하는 것은 아닌 만큼 11월 기준금리 인상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한은의 금리인상이 연내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건설투자 급감과 고용부진까지 가세해 내수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한은의 당위론보다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당위론으로 연내 금리동결을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