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퍼스티지·은마·가양 3주택자, 종부세 790만원→1331만원 될 듯

당·정·청, 집값 잡기 '파상공세'

종부세 세율 1%P 오르면…시뮬레이션 해보니

고가 1주택자 장기보유공제 혜택 줄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계획보다 빨리 올릴 듯
민주당 "신도시 수준 공급대책 내달라" 주문
이낙연 국무총리(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 참석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당·정·청이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붙잡기 위해 최고 강도의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꺼내 들었다. 종합부동산 세율을 3주택 이상자에 대해 1%포인트 올리고, 고가의 1주택 소유자에 대해선 장기보유특별공제 감면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방침대로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에 근접하게 올리고, 종부세율도 강화할 경우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은 큰 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보유세 ‘폭탄’ 가시화민주당이 검토 중인 종부세 개편안은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공시가격을 다주택자에게 차등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종부세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채 이상을 소유할 경우 종부세율은 과세표준 합산 기준 △6억원 이하 0.5%→1.5% △6억~12억원 0.75%→1.75% △12억~50억원 1.0%→2.0% △50억~94억원 1.5%→2.5% △94억원 초과는 2.0%→3.0%로 오른다.

이는 정부 세법개정안에서 발표한 종부세 인상안보다 더 강력한 안을 한 달 만에 낸 것이다. 정부는 과표 6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에게 종부세 부과율을 0.85~2.5%로 올리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겐 0.3%포인트 추과 과세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시뮬레이션(올해 공시가격 인상분, 종부세 개편안 고려 시)한 결과 적지 않은 가구의 종부세가 올해 대비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동 래미안퍼스티지 116동(84.93㎡)에 살고 있고, 대치동 은마아파트 9동(84.43㎡)과 가양동 도시개발9단지 4동(49.5㎡)을 투자 목적으로 소유한 A씨의 세 부담 변화를 살펴보면 A씨는 올해 종부세를 총 790만원 부담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68.4% 증가한 1331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 세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25억4700만원에서 29억2300만원(2017년 공시가격 상승률 반영)으로 오를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종부세 세율이 1.0%에서 2.0%로 두 배로 올랐기 때문이다.종부세와 재산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을 포함한 총보유세 역시 1497만원에서 2246만원으로 오른다. 매년 보유세 증가 상한선을 150% 이내로 두고 있는데 이를 꽉 채운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보유세 증가 상한선’ 규정마저 없어진다면 올해보다 세 배 이상 많은 보유세를 내야 하는 가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도시급 공급대책 수립”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도 압박한다. 대표적으로 장기보유 특별공제 기준을 손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1주택자가 집을 10년 보유하면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개편안에 따르면 이 기준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1년간 다주택자를 집중적으로 규제했음에도 집값이 다시 과열되고 있어 고가 1주택자를 위한 규제책을 내놨다”고 말했다.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당초 발표보다 더욱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2년에 걸쳐 올릴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을 현재 80%에서 90%까지 2년 동안 순차적으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1~2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부세율 강화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지난달 발표한 정부안보다 세율을 더 높일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수요 억제 대책과 별개로 공급 측면의 대안도 내놓기로 했다. 김 의장은 “서울에서 조금 멀거나 1000~2000가구 공급 수준의 자투리땅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체감도가 낮다”며 “신도시 개발 못지않은 과감한 공급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