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존재감 '상상 초월'… 女농구, 대만 꺾고 결승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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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BA 리그 마치고 뒤늦게 합류“(박)지수 선수가 다 막아주니 쉽습니다.”
골밑 지키며 23점차 대승 이끌어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 농구 단일팀의 북측 선수 노숙영(25)의 말처럼 박지수(20)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단일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2점 차로 석패했던 대만을 결승 길목에서 다시 만나 23점 차 대승을 거뒀다.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콤플렉스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대만을 89-66으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카누 용선 남자 500m(금메달)와 용선 여자 200m·남자 1000m(동메달)에 이어 단일팀이 확보한 네 번째 메달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 여자 농구의 ‘에이스’로 거듭난 박지수는 2m에 가까운 높이(198㎝)를 자랑한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리그 일정 때문에 지난 25일 팀에 합류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이날이 첫 출전이었다.
2쿼터 2분2초 만에 경기장에 들어선 박지수는 초반 적응에 애를 먹는 듯 보였으나 이내 골밑을 장악하며 주도권을 완벽히 단일팀 쪽으로 끌고 왔다. 박지수가 골밑을 지키자 팀 전체의 수비 집중력도 살아났다. 3쿼터에선 대만의 공격을 5분 넘게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고 20점 차 넘게 달아났다.박지수는 이날 10득점, 11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임영희(17점 7리바운드)와 박혜진(17점 10어시스트), 노숙영도 17점씩을 넣으며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줬다.
박지수 합류 전까지 팀 내 최장신(182㎝)으로 골밑을 책임져야 했던 노숙영은 경기 후 박지수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노숙영은 “지수 선수와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며 “우린 언제나 준비돼 있고 한마음이 돼 경기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