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가족 회사 통해 계열사 지분 확대… 승계 기반 강화하는 영풍 3세들

장 회장으로부터 375억 차입
영풍 1.36%·영풍문고 14.5% 매입
▶마켓인사이트 8월30일 오전 3시15분

영풍그룹 관계회사인 씨케이가 장형진 회장 삼남매의 승계 기반으로 떠올랐다. 씨케이는 삼남매가 소유한 회사로 장 회장에게 빌린 대출금을 바탕으로 영풍과 영풍문고 등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케이는 최근 운영자금 명목으로 장 회장으로부터 연 3.2% 금리로 375억원을 빌렸다.

씨케이는 2012년 설립된 경영컨설팅 업체로 직원은 1명이다. 지난해 매출 4300만원, 영업손실 7900만원을 기록했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부사장과 차남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가 지분 32.81%씩을 보유하고 있다. 딸 혜선씨(지분 22.91%)와 부인 김혜경 씨(11.47%)가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씨케이는 2015년 5월 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 지분을 시작으로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영풍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 참여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테라닉스→영풍→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테라닉스가 보유한 영풍 지분 1.36%를 지난해 12월 256억원에 사들였다. 지난 2월에는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 고리를 끊으려고 영풍이 보유한 영풍문고 지분 14.5%를 129억원에 매입했다.

씨케이는 영풍(지분 1.36%) 영풍문고(33.0%) 시그네틱스(3.98%) 코리아써키트(0.44%)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영풍과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장 회장 삼남매가 씨케이를 바탕으로 계열사 경영권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씨케이가 그동안 계열사 지분 매입자금 상당수를 장 회장에게 빌린 대출금으로 충당한 것은 향후 증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계열사 지분이 쌀 때 일단 차입금으로 사들이게 한 뒤 나중에 증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