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코스피 전망… 계속 갈까, 반짝 반등 그칠까

외국인 8일간 1조2852억 '사자'
"기업 ROE 올라 상승세 지속"
"경기 사이클 침체 진입" 반론도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재탈환한 뒤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며 지수 반등 기대가 커지는 한편, 잠깐의 기술적 반등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1.68포인트(0.07%) 내린 2307.35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외국인투자자는 8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1조285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코스피지수 반등을 예상하는 쪽은 상장사들의 이익 절대 규모가 증가하는 점을 이유로 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총 203조58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2분기 실적쇼크라고 하지만 예상치를 밑돌았을 뿐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호조세도 한국엔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한국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의 상관계수는 평균 0.6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와 S&P지수의 상관계수는 -0.7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며 “과거 패턴으로의 회귀를 예상하면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란 진단이 나온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보다 낮다”고 말했다. 30일 현재 코스피지수 구성종목의 PER은 8.86배로, 2008년 말의 17.35배를 훨씬 밑돈다.

최근 상승세가 잠깐의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란 진단도 있다. 한국의 경기 사이클이 침체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7개월 만에 최저(99.2)로, 기준치인 100 아래로 내려왔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 둔화로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과 비슷하다”며 “고령사회에 진입해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내수시장의 추가 위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업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증시에 부담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기업 규제에 많은 우려를 나타낸다”며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 시장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