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스티커로 촉발된 국민적 공분…50대 차주 사과로 일단락

입주자대표단에 사과문 전달, 대리인 통해 차량 이동시켜
승용차에 주차금지 스티커가 부착된 데 화가 나 저지른 행위로 촉발된 주민 반발과 국민적 공분이 차주인 50대 여성의 사과로 일단락됐다.인천 송도국제도시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은 30일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50대 여성 A씨의 사과문을 대신 읽었다.

A씨는 사과문을 통해 "지하주차장 막음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인도 위에 차량 방치로 뉴스까지 나오는 등 입주민들의 통행불편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파트 정문에 나와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오나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을 대면해 사과를 드린다"며 "개인적인 사유로 이곳을 떠날 계획이다.차량은 (중고차량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자신의 불찰로 이웃과 좋은 인연이 될 기회를 놓친 점에 대한 아쉬움도 사과문에 담았다.
한편 '주차장 봉쇄 사건'은 A씨가 자신의 캠리 승용차에 '입주민 차량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단에 따르면 26일 A씨는 자신의 캠리 승용차를 지하주차장 주차선에 맞춰 주차했다.

그러나 이 승용차에는 관리사무소가 입주민 차량을 확인하고자 5월에 배포한 입주민 차량 스티커가 부착돼 있지 않았다.

주차장 내 차량을 점검하던 동대표 B씨는 관련 규정에 따라 주차금지 스티커를 A씨의 승용차 앞유리에 부착했다.과거 장애인 주차구역에 승용차를 주차했다가 주차금지 스티커가 부착된 경험이 있던 A씨는 다음날인 27일 외출 뒤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에 경비실에 들러 이유를 따져 물었다.

당시 경비실 직원들은 "주차금지 스티커는 관리사무소에서 담당하니 그쪽에 문의해달라"고 설명했지만 A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A씨는 급기야 자신의 캠리 승용차를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삐딱하게 세운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6시간가량 불편을 참다못한 주민 20여 명은 A씨의 승용차 바퀴에 기름을 칠한 뒤 손으로 밀어 인근 인도로 옮겼다.

이어 승용차 주변을 경계석 등으로 막고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관리사무소가 주차위반 스티커를 다 떼고 사과하지 않으면 승용차를 옮기지 않겠다"며 관리사무소 측에 전화해 으름장을 놓으며 주변의 공분을 샀다.
주민들은 A씨가 사과하지 않는 데 불만을 토로한 글을 쪽지에 적어 캠리 승용차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로 쪽지가 승용차에 부착되자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관심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며 언론에도 보도됐다.

A씨는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고자 캠리 승용차를 인도에 방치한 지 4일째 되는 이날 중고차 업체를 통해 승용차를 치우려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주민들은 캠리 승용차에 차량용 자물쇠를 설치해 견인을 막고 A씨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건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점차 확대하자 A씨는 같은 날 저녁 입주민대표단을 통해 주민들과 주변에 사과하면서 나흘간 이어진 '주차장 봉쇄 사건'은 일단락됐다.입주민대표단 관계자는 "A씨가 사과한 내용을 수사에 나선 경찰 측에 전달했으며 경찰 측도 해당 내용을 반영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답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이웃들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